일제 조선인 강제연행 44년 한해만 29만명 달해

입력 1998-02-27 15:07:00

일제에 의한 조선인 강제연행이 악랄하게 실시된 1944년도의 일본 각 지역별 연행예정자수를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는 당시 정부각의결정의 첨부자료가 최근 일본 국립공문서관에서 발견됐다.이같은 자료를 발견한 재일동포와 일본인 학자들로 조직된 '조선인 강제연행 진상조사단'은 28일도쿄근교 치바(千葉)시에서 3·1절에 즈음한 강제연행 보고회를 갖고 상세한 자료를 공개한다.이 강제연행기록들은 1944년12월28일자 경찰관 증원등에 관한 '내무부내 임시직원등 설치제외 5칙령중 개정의 건'이라는 제목의 각의결정의 첨부자료내에 포함해 기재돼 있다.자료에는 연행지에서 실시할 노동의 종류를 4개로 분류해 '석탄산(石炭山'에 11만9천1백70명, '금속산(金屬山'에 3만8천8백31명, '토목건축'에 7만4천30명, '공장등지'에 5만7천9백69명으로 나타나일본전국으로 약 29만명을 연행할 계획이 수립돼 있었다.

연도별 강제연행의 실제 숫자가 기록된 문서로는 전후에 작성된 '미국전략폭격조사단보고서'가 있는데 이 보고서에는 44년도의 조선인 강제연행자 총수가 28만3백4명으로 나타나있어 이번에 발견된 자료의 29만명이라는 예정자수와 거의 일치하고 있다.

이번자료에 나타난 지방별 강제연행자중에 특히 많은 지역은 홋카이도(北海道)가 4만여명, 후쿠오카(福岡)6만1천3백25명, 나가사키(長崎)1만7천8백명, 후쿠시마(福島)1만4천2백72명 등으로 석탄채굴이 많았던 후쿠오카현에서는 석탄산이란 이름으로 5만5백25명이 연행된 것으로 나타났다.조사단의 홍상진(洪祥進)씨는 "일본의 전 도도부현(都道府縣)에서 강제연행이 실시됐다는 사실이분명하게 확인됐다고 할 수 있다. 각의결정의 첨부자료라는 신빙성 높은 자료이며 문제의 핵심에접근하고 있다"며 "탄광에서의 강제노동 뿐아니라 토목건축등 연행 장소의 변화도 읽을수 있어 전체적인 만행의 내용을 밝혀내는 중요한 기록"이라고 평가했다.

〈도쿄·朴淳國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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