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종금 쇼크(하)-살릴수 있다면 함께 나서야

입력 1998-02-26 15:03:00

대구종합금융 영업정지후 폐쇄라는, 지역경제계로서는 생각조차 하기 싫었던 시나리오가 현실로닥쳤다. 대구종금 영업정지조치가 지역 자금시장과 금융권, 지역기업 등 경제전반에 미칠 파급효과와 향후 전망을 2회에 걸쳐 연재한다.

재경원은 대구종금에 대해 26일부터 3월말까지 영업정지를 내린뒤 청문절차 등을 거쳐 인가 취소키로 했다.

대구종금의 영업정지후 인가취소가 지역경제계에 어떠한 파괴력을 가질지 현재로서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지역에서 여신고 1조5천억원이 넘는 대형 금융기관이 쓰러지는 것은 전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경일종금이 인가취소된 바 있지만 대구종금은 산술적인 외형 규모만으로도경일종금의 3배에 이른다.

대구종금의 총 여신 중 지역업체에 대한 여신 규모는 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구경북지역 1, 2, 3금융권(타지역 금융기관의 대구경북지역 지점 포함)의 총 여신 규모가 41조9천억원임을 감안할때 산술적으로 대구종금의 여신비중은 그리 크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용창조를 통해 자금운용 폭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금융기관의 특성상 지역기업에 대한1조원의 자금 조달 창구가 없어진다는 것은 지역자금시장에 막대한 충격파를 미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먼저 기업어음(CP) 중개를 통한 기업 자금 조달 등 3개월 이하 단기자금 시장이 엄청난 압박을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단기자금 의존도가 높은 역내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영업정지가 끝나고 인가취소되게 되면 대구종금의 채권과 채무는 가교종금사인 한아름종금사로계약 이전된다. 따라서 당장의 여신회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대구종금과 거래를 하고있는 지역업체들은 가교종금사가 대출금 상환연장에 따른 추가담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고 상업어음 할인금리도 올라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역금융권 한 관계자는 "한아름종금사가 대구종금 자산을 인수해 가더라도 대구종금 여신은 어차피 1년안에는 전액 상환해야 하는 것"이라며 "1년안에 이를 갚기 힘들다고 기업들이 일찌감치손을 들고 도산하는 사례가 속출할 것"이라 내다봤다.

대구종금의 경우 즉각 폐쇄가 아닌 3월말까지 영업정지를 받았기 때문에 회생 실마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대구종금은 현재 3월말까지 7백억원의 증자를 단행할 계획이었는데 이에 성공할 경우 3월까지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4%%까지 올리라는 정부 요구를 충족할수 있게 된다. 또영남종금과의 합병을 강력히 추진중이기 때문에 이 두 가지를 성사시킬 경우 인가취소를 받지 않을 수도 있다.

지역경제계에서는 이를 위해 대구종금의 주주, 대구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한 지역 상공인, 대구시, 시민들이 증자와 합병에 참여하는 대대적인 '대구종금 살리기 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있다.

〈金海鎔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