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보이콧으로 JP총리인준을 거부당한 여권은 25일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국회본회의장에서 자연스럽게 합동의총을 갖게된 국민회의와 자민련 의원들은 "한나라당이 국회법상의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곳곳에서 "이럴 수가 있느냐"며 야당측을 격렬하게 성토했지만 돌아오는 메아리는 없었다.새정부 출범당일 국회는 이렇게 맥없이 막을 내리게 됐다. 이같은 분위기는 이날 저녁 청와대에서열린 DJT회동에서도 이어졌다. 김종필(金鍾泌)총리지명자와 박태준(朴泰俊)자민련 총재를 만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과거 여소야대때도 많은 일이 있었으나 이렇게 무책임한 일은 없었다"며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원(朴智元)청와대대변인은"새정부가 출범하는 날 한나라당이 이런 행태를 보이는 것은 정치도의에 어긋난다는 게 참석자들의 공통된 견해"라며 "나라를 망치게 하는 국정공백을 한없이 보고만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같은 난기류속에서도 여권은 일단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김대통령은 한나라당의 강력한반대로 총리인준안이 거부됐다 하더라도 JP총리안을 철회할 생각은 전혀 없다. 한나라당이 당내사정 때문에 당장은 여당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여론에 밀릴 경우 손을 들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다.이때문에 김대통령은 이날 회동을 마친후 당측에 향후 2~3일간은 더 야당의 본회의 참석을 권유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여당지도부는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26일 열린 국민회의 긴급간부회의에서도 여권은한나라당을 강력히 비난하고 총리서리체제 등 대책을 마련하는데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은 이날 "만일 국내정치의 불안이 외환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3월 경제위기를 불러올 경우 뼈아픈 상처가 될 것"이라며 한나라당측에 총리인준을 위한 정상적인투표참여를 요구했다. 여권은 또한 국정 마비상태가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해 다소 무리한 방법이되더라도 총리서리체제로 갈 생각이다.
국민회의측은 "헌법학자인 서울대 김철수교수가 국회에서 총리인준을 거부할 경우 총리서리를 임명하고 총리서리가 장관을 제청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놓고 있다"며 그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여권은 또 현재의 고건(高建)총리를 그대로 두는 방안도 강구중이다. 26일 있을 예정이던 고건총리의 이임식을 연기한 것도 이때문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과거총리가 제청한 내각으로 정부를 구성한다는 부담감이 있어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여권은 그러나 여러 해법중에서도 일단 꼬인 정국을 푸는 열쇠는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쥐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야당에 대한 설득작업에 치중할 생각이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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