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에게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역대 어느 대통령 취임식때보다 컸다. 특히 취임식 광경을 TV로 지켜보는 영남지역민들의 시선은 착잡하기까지 하다. 우선 5년뒤 존경받는 전직대통령으로, 평범한 국민으로 우리들에게 돌아오라는 간절한 기대가 담겨 있다. 전날 청와대를 나선 김영삼대통령이 취임했을때 걸었던 기대가 너무 일찍부터 무너져내리는 것을 이미 체험한 국민들이다.아니 한번도 존경할 대통령을 가져보지 못한 국민들의 진정한 바람이기도 하다.새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무엇보다 국민화합을 강조했다. 지난해 대통령에 당선된뒤 첫 기자회견에서도 김대통령은 대화합을 강조했다. "다시는 이 나라에 정치보복이나 지역 계층간 차별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그의 말은 '국민의 정부'가 국민적 대통합을 최대 국정지표로 이끌고 가겠다는의지의 표출이었다. 김대통령의 당선이후 오늘까지의 행로는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가능성을보여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역민들의 시선은 아직은 냉정하다. 일단 지켜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김당선자를 도와준 최대의 우군은 아이러니컬하게도 IMF였다는 일각의 분석에 귀기울일 일이다. 대통령임기 5년의 카운트 다운은 어쩌면 그에게는 이제 권력의 정점에서 내려오는일이 남았다는 역설이기도 하다.
지난해 대선에서 김대중후보가 당선됐을때 대구 경북지역은 그에게 10%%대의 낮은 지지를 보냈다. 소위 반DJ정서의 노골적 표출이었다. 김대통령 출신지역에서 지역감정을 내세우며 90%%이상의 절대적 지지를 보내는데 대해 이지역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가해자'론에 동의하지도않는다. 최근엔 TV를 켜기가 싫다는 지역민들이 많아졌다. 연속극에서도 전라도 사투리가 판을치고 있다는 주부들의 푸념이다. 온 국민이 어깨가 처져있는 이때 '그들'만 신이 나 있다고 심드렁해 하는 지역분위기도 있다. 지지하지 않은 더 많은 국민들을 끌어안지 않고는 대화합을 이룰수 없는 일이다.
김대중대통령은 당선된 뒤 2달여동안 그의 능력과 정치력은 빛이 났다. 그러나 그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완전히 가셔진 것은 아니다. 그의 첫 인사내용에서도 특정지역 편중현상이 여전히 나타났다. 그것이 바로 정권교체이며 또 정치의 목표중 하나일 수 있다는것을 지역민은 이해한다. 그러나 전임자가 걸어온 길을 되밟지는 말아야 한다. 정부요직에서부터공직사회는 물론, 방계조직까지 하나씩 물갈이가 되고있는 작금이다. TK니 PK니 야유받던 정권과 같아서는 향후의 입지 마련은 어려워 진다. 수많은 공약들이 IMF를 구실로 아예 들먹여지지도않고 있다. 그가 언제나 내세우는 상황논리에 생각이 미치면 지역민들은 더없이 서운해한다. 위천국가단지는 왜 언급조차 없으며 지하철 공사비는 왜 차등해서 지원해주는가.
97년 선거운동당시 몇차례나 대구지역을 방문, 각계인사들을 만날때마다 "한 번 맡겨 주십시오.정말 잘 해 보겠습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던 김대통령. 이제 그의 경륜을 펼칠 기회가 주어졌다.지역민들은 기대한다. 그가 어느 대통령보다 훌륭하게 국정을 펼치고 또 박수속에 임기를 마치는대통령이 되어줄 것을. 총론뿐 아니라 각론에서도 강한 대통령, 반대의 이야기나 소수의견에도 귀기울이는 대통령이기를.
〈李敬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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