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대동은행-'누크'누드전싸고 설전

입력 1998-02-23 14:50:00

'은행과 누드는 상극(?)' 무료대관 화랑인 대동은행 갤러리(본점 1층 로비)가 대관을 예약한 신진작가들의 작품전을 누드화 전시라는 이유로 거부, 편협한 기업문화의 일면을 드러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경북대, 영남대, 효가대 출신 여성 신진작가 10명으로 구성된 서양화 그룹 '누크'는 23일부터 3월7일까지 대동은행 갤러리에서 누드 드로잉전인 '누크'전을 열기로 예약, 전시 팸플릿을 이미 발송했다. 그러나 뒤늦게 누드화 작품전임을 안 은행측과의 의견충돌로 이미 언론등에 공표된 전시 일정을 취소한 것.

그룹 '누크'는 "당초 누드 소품 30~40점을 전시하려 했으나 은행측이 '누드화는 기업 이미지에 걸맞지 않다'며 다른 소재의 작품으로 바꿀 것을 요구했다"며"준비된 다른 작품이 없어 전시를 취소했지만 이번 일로 꽉막힌 기업 문화사업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은행측은 "대관신청시 전시부문을 유화로 기재, 일반적인 정물화 전시 정도로 짐작했으나 뜻밖에 누드 드로잉 전시였다"며 "전시내용을 사전에 알리지 않은 작가들에게도 책임이 있으며그림 소재를 바꿀 경우 전시를 열어주려 했으나 작가들이 이를 거부했다"고 해명했다.엄연히 작품으로 취급받는 누드화. 기업 이미지를 저해한다는 은행측의 자의적 해석과 명확한 전시내역확인을 소홀히 한 작가.은행측태도로 시민들의 문화 향수 기회만 또 한번 줄어들게 됐다.〈金辰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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