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총리 국회인준-야

입력 1998-02-23 00:00:00

한나라당이 오는 25일 김종필(金鍾泌)자민련명예총재의 총리인준에 대한 국회처리를 앞두고 막바지 집안단속에 나서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미 의총에서 결정한 총리인준거부 당론에 대한 입장변화는 없는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당은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사실 한나라당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인준부결로 무작정 나아가자니 정국은 파국으로 갈 것이 불을 보듯 뻔하고 반대의 경우는 지도부의 인책론 제기 등 내분으로 이어질 게 확실하다.

한나라당은 외형상으로는 아직은 강경기류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당지도부와 총무단,상임위간사단은 당론 재확인과 인준부결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상득(李相得)원내총무도 23일"당내분위기가 워낙 반대"라며 협상주역으로서 고민을 드러내며"아직 정치적 절충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한나라당의 강경기류에는 여권의 DJ비자금수사과정,감사원 감사결과를 통한 조순(趙淳)총재의 흠집내기 등에서 자극을 받고 있는 듯하다. 한 고위인사도"사정기관을 동원한 압박이 오히려야권의 내부단결력을 키워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맹형규(孟亨奎)대변인은 22일에도 성명을 통해"여권이 공안정국 조성을 통해 야당파괴공작에 나선 게 아닌가 우려된다"며 발끈하고 있다.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도 미국방문길에 오른 22일,공항에서 자신을'타고난 정치인'으로 빗댄 김태정(金泰政)검찰총장을"나보다 더 타고난 정치인"이라고 비아냥대며 검찰조사를 거부했다.야당의 입장이 워낙 완강한 탓인지 정가에서는 JP가 스스로 물러날 것이다,혹은 야당이 JP를 1차표결에서 부결시킨뒤 다시 상정되면 이를 추인해서 여야 양측의 명분을 살릴 것이란 루머까지 퍼지고 있다.

물론 야당의 고민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여권의 야당의원 설득작업이 거의 필사적이다. 당지도부 일부가 강경자세에서 한 발 빼는 모습도 있다. 그러나 야당은 현재 당권경쟁까지 맞물려 있어 스스로도 한치앞을 예측할 수 없다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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