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홍 떠난 TBC 향배는

입력 1998-02-21 15:01:00

장수홍 대구방송회장(청구그룹회장)이 대표이사직을 사퇴함에 따라 향후 대구방송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청구가 대구방송의 지배주주로서 지금까지와 같이 경영전권을 행사하는 것은앞으로 불가능할 것이라는 점이다.

대구방송의 향후 행보는 청구의 화의신청이 어떻게 결론 내려지느냐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화의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청구는 지배주주로서의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힘들지만 의결권을 가진 주주로 남을 공산이 크다.

이 경우에도 나머지 주주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기는 어렵다.청구 장수홍회장은 기회 있을때마다 관련계열사들을 과감히 정리하고 건설전문업체로 성장하는데전력하겠다고 밝힌 만큼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법도 충분히 가정해볼 수 있다.청구 화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파산절차에 들어갈 경우 대구방송은 청구의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의 의사에 따라 청구 지분에 대한 제3자 인수의 수순을 밟을 공산이 크다.문제는 제3자인수가 여의치 않다는 점. 30대 재벌그룹들의 공중파방송 진입이 불가능한데다 지역주요 기업들도 자금 사정상 대구방송을 인수하기가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청구를 제외한 주주들이 지분을 조정하는등의 방법으로 공동경영을 하는 방법이 대안으로 설득력 있게 떠오르고 있다.

한편 이번 청구와 대구방송과의 관계정리는 청구가 엄청난 정열을 쏟아부었던 방송에서 사실상철수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화의결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崔正岩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