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밤 꿈같은 대역전쇼

입력 1998-02-18 00:00:00

김동성이 인코스에서 2번째 출발선에 선 뒤 곧이어 총성이 울렸다.

초반은 언제나 그렇듯 탐색전. 총 9바퀴중 4바퀴·5바퀴째를 무덤덤히 돌았다.캐나다의 에릭 베다드와 중국의 리쟈준이 번갈아 선두에 나섰지만 김동성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듯 3·4위를 유지하며 7바퀴째를 돌았다.

3위로 나서 다시 한바퀴. 4명의 선수는 일제히 속도를 내기 시작했고 환호성과 탄식이 엇갈리며한국 선수단과 응원단은 애가 탔다.

선두에 선 두 사람이 좀처럼 틈을 내주지 않은 가운데 남은 것은 1바퀴.

첫 코너에서 베다드를 제쳤지만 리쟈준은 마지막 코너까지 선두를 빼앗기지 않는다.모든 관중들이 김동성의 은메달을 의심치 않은 순간 기적은 찾아 왔다.

마지막 코너를 반보 정도 늦게 돌아온 김동성이 단숨에 아웃코스로 내달렸다.

승리를 확신했던 리쟈준은 움찔했고 그의 곁눈에 뒤따라온 김동성의 오른발스케이트날이 희미하게 비쳐지는 순간 승부는 이미 끝나 있었다.

골인 직전 1m앞에서 몸통 하나차로 뒤지던 김동성이 오른발을 쭉 뻗어 결승선을 먼저 통과한 것이다.

김동성의 오른발은 리쟈준의 오른쪽 스케이트날보다 0.053초가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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