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당권경쟁 가열

입력 1998-02-18 00:00:00

한나라당이 지도부구성 문제로 또다시 술렁이고 있다. 최근 조순(趙淳)총재가 이한동(李漢東)대표의 묵인하에 서청원(徐淸源)사무총장까지 끌어 들여 총재직고수작전에 돌입하자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와 김윤환(金潤煥)의원측 등 대주주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분주히 계파모임을 갖고 있는 이명예총재와 김의원측은 20일부터 당소속의원들을 대상으로 총재경선까지 포함된 당지도부의 전면개편을 내용으로 담은 당헌당규개정요구서명작업에 돌입한다고선언, 조총재와 이대표측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명예총재측과 김의원측인사인 양정규(梁正圭) 변정일(邊精一) 신경식(辛卿植) 하순봉(河舜鳳) 백남치(白南治) 윤원중(尹源重)의원 등은 서명작업에 앞서'당발전을 위한 발의문'을 통해 "지금 한나라당은 대선패배이후 후유증에 따른 지도체제의 무기력현상으로 중앙 및 일선조직이 일탈하고 있는 등 심각한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며 3월전당대회를 통한 지도부의 개편을 주장했다.이들은 발의문에서 "강력한 야당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당내경선은 몇몇 임명직당직을 제외하고 총재, 부총재, 전당대회의장, 중앙위원회의장, 시도지부위원장 등 대부분에 걸쳐 실시되어야한다"고 톤을 높였다. 또 "전당대회대의원 구성은 전당원의 총의가 모아질 수 있도록 지난 경선시구성비율처럼 중앙선출대의원 20%%, 지방선출대의원 80%%비율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지구당개편대회가 마무리되는대로 23일쯤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이 문제들을 공론화할 예정이다.

물론 총재경선을 놓고 이명예총재측과 김의원측이 입장정리는 되지 않아 틈이 벌어질 소지도 아직은 다분하다. 김의원측은 "우리가 당권을 잡으면 권토중래를 노리는 이명예총재에게도 도움이된다"고 설득하고 있다.

현재 양측에서는 양자가 총재경선득표활동을 각자 벌이되 힘이 쏠리는 쪽으로 지원해주기로하는방안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어쨌든 공동의 적이 생긴만큼 협력의 필요성은 절실히 느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총재는 이명예총재와 18일 조찬회동을 갖고 총재경선을 포함 당지도부 구성문제를놓고 협의했다. 조총재는 이자리에서 이명예총재의 의중을 탐색하고 합당때 2년간 총재보장 약속을 강조한뒤 경선요구서명운동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날 회동은 아무런 결론없이 상호간의 입장차만 드러낸채 어색한 표정으로 헤어졌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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