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입력 1998-02-17 15:32:00

남북한의 언어가 갈수록 이질화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꼬부랑국수' '다리매' '가시집' '오레미' '얼죽음'을 '라면' '각선미' '처가' '올케' '빈사상태'로 풀이해주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렵다. 이처럼 남북 분단 54년은 곧 언어의 이질화 54년을 의미할 지경이다. 이질화된 언어를 동질화해야만진정한 민족통일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보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소위 북한의 '문화어'와 남한의 '표준어'는 발음·리듬·억양등 음성학적 차이를 비롯, 어휘·문법·의미·문체·맞춤법등 언어 전반에 걸쳐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언어는 인간의 사고와 행동양식,의식구조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남북의 언어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됐지만 여태 이렇다할 성과는 얻지 못했다. 최근 서울대이현복(李炫馥)교수와 북한 혜산사범대 노길룡(盧吉龍)교수가 7년간의 연구끝에 발음·맞춤법·어휘·문법·표현등 5개분야별로 남북간 언어 차이를 기술한 공저 '남북한 언어 비교연구'를 올 상반기중에 출간한다는 낭보가 있었다. 분단 이후 첫 학술공저 출간일 뿐만 아니라 통일언어를 위한알찬 디딤돌이 될수 獵募 점에서 기대를 갖게 한다. 남북한의 이질화 현상을 극복해나가기 위해서는 상호교류가 확대돼야 하고, 남북한 언어학자들의 공동연구의 기회를 넓혀나가야 하며, 국내 언어학자들의 전문적 연구도 뒤따라야만 한다. 이제 우리는 보다 적극적인 남북 언어 교류와공동 노력을 통해 서로가 한뿌리임을 다시 한번 인식하고, '통일언어'를 향한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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