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가 진통을 거듭한 끝에 17일 새벽 막을 내렸다.
지난 2일 개회이후 꼭 16일하고 2시간여만이다. 당초 14일간의 일정으로 열리기로 했던 이번 임시국회는 여야간의 지루한 힘겨루기로 회기를 이틀간이나 연장하고 차수까지 변경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마침내 각종 현안에 대해 절충에 절충을 거듭하면서 국회를 마무리하기는 했지만 누더기법을 양산하는 등 파행국회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여야 모두 회기내내 당리당략에 따른 정쟁에만 몰두,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가는 바람에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당초 국회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이번 국회의 가장 큰 특징은 여소야대 정국이라고 할 수 있다. 당초 새정부 출범을 위한 제도적틀을 마련하겠다며 의욕을 보였던 김대중(金大中)대통령당선자측은 거의 모든 부분에서 거대야당의 벽을 실감해야만 했다. 거대야당인 한나라당은 회기초반부터 단단히 벼른 듯 여당측의 국회전략을 수적 우위로 무력화시켰으며 여당은 여당대로 무기력상태를 면치 못했다. 그렇게 목소리를높였던 추경예산안 처리도 새정부 출범후로 연기했으며, 예산문제만은 포기하지 못하겠다고 버텼지만 예산과 기획기능을 분리하는 기형적인 정부조직법을 통과시키기에 이른 것이다.이때문에 김당선자는 이번 국회로 인해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을 받을 것이 확실하다. 회기내내김당선자의 의중이 제대로 반영된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김당선자의 리더십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당선자가 12일 국민신당 수뇌부 회동에서 중앙인사위를 포기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친 것은 인사권과 예산권을 맞교환하는 협상용이라는 게 내부판단이었으나 여당 협상대표들은 거의 야당측에끌려다니기만 했다. 또 노사정합의 관련법에 대한 상임위 심의과정에서도 야당측이 일부 조항을삭제하는 등 개정안을 제출했지만 당소속 상임위 위원들은 넋놓고 지켜보기만 했다는 후문이다.국민회의 자민련간의 공조시스템의 한계도 이번 임시국회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인사청문회와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양당의 공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빈약했다는 지적이다. 자민련이 회기초반 인사청문회문제로 골몰하던 때 국민회의측은 거의 강건너 불구경하는 식으로 일관했으며 정부조직개편안 중 기획예산처의 소관문제에 대해서는 자민련이 한나라당측의 편을 드는듯한 분위기도 풍겼다.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국회가 마무리되기는 했지만 여당의 참패로 끝난 이번 임시국회로 인해 새정부 정국운영에 적신호가 켜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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