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백년대계

입력 1998-02-11 14:07:00

교육을 백년대계(百年大計)라 한다. 역사를 이어갈 다음 세대를 어떻게 교육하느냐에 따라 그 사회의 미래가 결정된다는 말이다. 우리는 해방후 식민지 교육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고 현대사를시작하였다. 그 위에 경제성장만을 최우선시한 근대화정책으로 학교 교육이 입시 교육으로 왜곡되고 말았다. 그런 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들이 오늘의 한국사회를 운영하고 있으니 우리 사회가 국가적인 부도 위기를 맞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겠다.

IMF를 위시해 서구의 경제인들은 한국 경제가 합리적이지도, 투명하지도 못하다고 비판한다. 그래서 한국 정부와 기업, 국민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인정하기 싫지만 어쩌면 그것이 우리들의적나라한 초상일지도 모른다. 그러고보면 경제구조의 개혁이 시급하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교육을 바로 세우는 일이 실로 절실하다 하겠다.

교육 개혁을 위해 지금 시점에서 특히 긴요한 문제는 무엇인가? 그것은 아마도 가정교육을 바로세우는 일일 것이다. 가정교육은 모든 교육의 기초가 되는 가치관을 바로 세우는 교육이다. 사람의 가치관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모의 가치관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에서가 아니라 행동에서 배운다. 그런 까닭에 우리 선인들은 부모가 도덕적으로 모범을 보이는 것을 가정교육의 요체로 삼았다. 그러나 현대의 많은 부모들은 입으로만 도덕을 말할 뿐 비도덕적으로,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한다. 성공을 위해서라면 수단의 정당성쯤은 적당히 무시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오늘의 위기도 따지고 보면 이런 생각과 행동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녕 국가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정말 시급한 것은 부모들의 이런 가치관과 행동을 바로 잡는 일이 아닐까. 학교교육을, 나아가 나라의 장래를 바로 잡는 일이 바로 가정교육을 바로 세우는데서 시작된다는 것을깊이 명심할 일이다.

(이윤갑 계명대교수.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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