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 물고기

입력 1998-02-10 14:17:00

우리나라에서 외래물고기의 역사는 비교적 짧다. 새마을 운동이 활발하던 1960~70년대에 농촌의소득을 증대시킨다는 목적으로 떡붕어, 초어, 흑연, 백연, 틸라피아, 무지개송어, 향어, 배스, 블루길, 찬넬메기등을 도입한 것이 시초이고 최근에는 관상용 또는 연구용으로 도입되고 있다.이들 외래물고기 대부분은 우리나라의 하천이나 저수지의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여 자연적으로는살아갈 수 없고 양식장이나 어항등 제한된 환경에서만 살수 있다. 그러나 배스, 블루길, 떡붕어와같은 일부 물고기들은 적응력이 매우 커 제한된 환경을 벗어나 자연하천과 저수지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특히 배스와 블루길은 육식성이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된다. 배스는 큰입우럭이라는우리말 이름처럼 입이 크고 체구도 크므로 먹이가 되는 물고기가 입에 들어가기만 하면 잡아먹을수 있다. 블루길은 배스보다 체구도 작고 입도 작으나 물 속에 사는 곤충, 새우, 어린 물고기, 물고기 알을 많이 먹기 때문에 토종 물고기들의 번식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배스와 블루길은 원래 북아메리카의 미시시피강 유역에서 살던 물고기들로서 현재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 퍼져 있다. 이들은 가는 곳마다 강한 육식성을 나타내 그곳의 토착 물고기에게 영향을 미치는데 정작 원산지인 북아메리카에서는 심한 육식성을 띠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블루길이 그러한 경향을 뚜렷하게 나타낸다. 원산지인 미국에서는 블루길과 유사한 물고기가10여종에 이르고 같은 장소에서 사는 경우가 많아 육식만을 고집하다가는 서로간의 경쟁이 심해져서 어느 종류도 제대로 살아남기 어렵다. 그래서 전체 먹이의 25~40%% 정도를 식물성 먹이로충당해야만 한다. 그러던 것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는 경쟁상대가 없기 때문에 원래의 식성이 그대로 드러나게 된 것이다.

블루길이나 배스는 주로 물이 고여 있거나 흐름이 매우 느린 곳에서 산다. 따라서 인공댐, 수중보에 의해 물이 고여 있는 곳은 이들이 살기에 매우 좋은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블루길이 급격하게늘어나게 된 데에는 블루길의 식성도 문제지만 그것보다 이들이 살기에 적합한 환경을 많이 만들어주고 또 의도적으로 퍼뜨린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외래물고기의 문제도 생물과 환경에 대한 올바른 인식없이 저질러진 인위적 재해중의 하나다. 따라서 블루길을 타도의 대상으로 삼기에 앞서 우리의 의식과 행동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채병수(영남자연생태보존회.어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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