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제 후유증 딛고 대학합격

입력 1998-02-10 14:33:00

"사회복지사가 되어 저처럼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돕고 싶습니다"

척추장애와 고엽제 후유증에 시달리던 베트남전 참전용사가 늦깎이 학생으로 변신, 6년간의 공부끝에 대학에 합격해 화제다.

10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성지고등학교를 졸업한 엄재규씨(嚴在奎.55.무직.서울서초구 서초동)가그 주인공.

초등학교 졸업이 정규학력의 전부였던 엄씨는 지난 67년 상병으로 베트남전에 참전, 청룡작전 등수많은 전투에서 혁혁한 전공을 올렸으나 야간매복중 폭격을 맞아 허리를 다치는 불운을 겪었다.게다가 지난 71년 결혼한 뒤부터 피부발진 등 고엽제후유증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면서그는 그때부터 20여년간을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술로 시름을 달래는 등 '타락의 세월'을 보냈다.

그런 그가 만신창이가 된 자신을 되돌아보며 새삶을 시작한 계기가 된 것은 지난 92년 성지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아픈 몸을 참으며 지난 6년간 단 한번도 수업에 빠지지 않고 대학진학의 꿈을 키우던 그는 올해강남대학 사회복지학과에 당당히 합격, 배움의 한을 푸는 영광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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