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승리후 달포반, 국민회의·자민련 위상

입력 1998-02-03 15:01:00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집권에 성공한지 달포반. 야당에서 여당으로 탈바꿈한 이후 그 위상이 어떻게 변했을까.

국민회의와 자민련 지역당직자들은 "변화를 거의 느낄수 없다"고 말한다. IMF영향때문인지 자금이나 당조직이 예전과 크게 다를 바 없고, 김대중(金大中)당선자 취임이후에나 여당의 역할과 지위를제대로 누릴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변화의 조짐은 뚜렷하지는 않지만 이곳 저곳에서 하나 둘씩 발견되고 있다. 그것은 지역경제계인들의 자세에서 제일 먼저 감지된다.

청구, 보성의 화의신청전후로 지역기업인들의 관심이 국민회의·자민련으로 집중되는 양상이다. 한나라당 후원회의 주축을 이루고 있던 경제인들이 일순간에 이들 정당으로의 편향현상을 나타내고있는 것이다. 자민련의 몇몇 의원들은 "얼마전만 해도 우리를 외면해오던 경제인들이 갑작스레 태도를 바꿔 빈번하게 연락을 해오고 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현직 전문대교수인 국민회의 이모위원장에게도 동교동실세와 인수위원과 인사를 하겠다는 부탁이 줄을 잇고 있을 정도다.대구상공회의소가 지난달 박태준자민련총재를 초청, 지역경제인과의 간담회를 가진 것도 이같은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수 있다. 상의는 당초 김대중당선자의 초청을 고려했다가여의치않자 박총재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역경제현안 건의라는 명목이었지만 국민회의·자민련과의 관계개선에 비중을 더 두는듯 했다.

김원길의원등 국민회의 의원들과 친분관계가 있는 모경제단체장에게도 지역기업인들의 부탁이 적지 않다고 한다.

또 보수적인 지역여성계도 국민회의의 요청에 따라 오는 25일 대통령취임식에 단체로 참가키로 한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당초 참여여부를 놓고 고심했지만, 결국 여성단체대표 10명이 참석을 하는것으로 결론을 냈다.

이제까지 이들 정당에 우호적이라 할수 없었던 안기부도 4일과 11일에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지구당위원장, 당직자들을 대구지부에 초청, 간담회를 갖고 오찬도 함께 할 계획이다.극심한 인물난에 시달려왔던 국민회의대구경북지부도 이를 점차 극복할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김충환시지부사무처장은 "취임식전후로 정국분위기가 완전히 바뀌면 더많은 사람들이 우리를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朴炳宣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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