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막는 코미디프로

입력 1998-02-03 14:11:00

"MBC '이경규가 간다'는 요근래 본 TV프로그램 중에 가장 불쾌한 것이었다. 진행자들은 주변 젊은이들을 매도하는 농담이나 즐기고…"- Nicos

"가수, 탤런트만 방송에서 판치는데 개그맨들이 설 자리도 마련해주는 것이 어떨지요?"- Jiha357

요즘 PC통신 TV 옴부즈맨 코너에는 각 방송사의 코미디 프로를 질타하는 내용들이 줄을 잇는다.스타들이 펼치는 사회봉사활동, 시민의식 개조를 외치는 공익캠페인 코너가 판치면서 정작 시청자들이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원하는 '코미디'는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코미디의 공익화' 바람을 일으킨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는 요즘 가장 자주 도마에 오르는 프로그램이다. 최근 내무부장관 표창까지 받아 기세가 오른 진행자들은 짐을 든 사람을 도와주는지의 여부로 양심과 비양심을 구분하는 흑백논리를 펴 시청자들로부터 반감을 사고 있다.'슈퍼 캠페인'(KBS2.슈퍼선데이), '밝은 세상 대작전, 밝은 세상을 만듭시다'(KBS2.토요일 전원출발), '형, 어디가'(MBC.쇼 토요특급), '원더풀 코리아'(SBS.타임캡슐 대작전)도 공익성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코미디 프로그램들.

한술 더떠서 최근에는 연예인들을 앞세워 선행을 베푸는 코너들도 생겨났다. '사랑나누기' (MBC.쇼 토요특급), '서세원의 우리는 하나'(KBS2.슈퍼선데이), '스타캡슐'(SBS.타임캡슐 대작전), '행복만들기'(KBS2.토요일 전원출발), '김국진의 국민투표'(MBC.일요일 일요일밤에). 그러나 코미디라는 한계 때문에 리얼리티는 희석되고 연예인들만 돋보인다. 진지하게 나가다가 언제 그랬냐는듯깔깔거리면서 본래의 취지를 훼손하기 일쑤다.

방송사들의 베끼기식 편성경쟁, 스타만 앞세우는 제작관행이 사라지지 않는 한 앞으로도 웃음을주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기는 힘들 것 같다.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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