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입력 1998-02-02 15:39:00

대학은 지성의 상징이다. 대학을 상아탑이라 부르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우리나라대학들은 교육의 고품질화를 명목으로 고비용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도 우골탑(牛骨塔)이란 인식은 여전히 잔존한다. 60년대엔 한학기 등록금이 황소 한마리값이었으나 지금은 한마리로선 어림도 없다. 농촌을 비롯, 도시의 영세학부모들이 자녀들의 비싼 학자금부담을 용케 견뎌낸 것은 졸업후의 좋은 일자리란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꿈이 깨어져 버렸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은 커녕 실업자로 사회의 첫발을 내디뎌야 하는 냉혹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언뜻보면 불청객인 IMF가 그렇게 만든것 같지만 곰곰 따져보면 우리 스스로가 자초한비극이다. 사람은 먹지 않고 40일을 살수 있고 물마시지 않고 4일을 견디며 공기없이 8분을 버틸수 있지만 희망없이는 단1초도 살기 어렵다. ▲젊음과 함께 꿈과 희망으로 가득해야할 대학이 취업부진으로 절망감이 감돌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70년대 오일쇼크이후 최대의 취업난을 겪고 있는 대학가는 벌써 '우울한 졸업'을 예고하고 있고 이 대열속에 합류되는 것을 꺼리는 학생들은 1~2학점을 남겨두고졸업을 미루는 사례도 허다하다는 것이다. 대학생들의 졸업적체는 새로운 사회문제를 야기할 것 같아 예사롭지 않을 것 같다. ▲속칭 명문대로 알려진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3개대학의 취업률이 가장 높은 경제과와 영문과의 올해 취업률은 대학원진학을 빼면 40~50%% 수준이라니 지방대학들의 취업사정은 훨씬 어려울 것같다. 대학 졸업자들이 확실한 직장을 얻기위해 다시 고시촌이나 직업훈련원 또는전문대학을 찾아 가야할 형편이라면 우리 교육의 구조조정은 늦어도 너무 늦었다는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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