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부터 급속 확산되기 시작한 노래방은 이제 대구에만 5천군데를 넘어섰다. 지난 해부터 증가세는 다소 주춤해진 상태. 그러나 IMF 한파 이후 실직자나 퇴직자들이 노래방 사업에 또 눈을돌리고 있다.
대구 교동시장 노래방 시설 전문업체에는 요즘 하루 3~4건씩 신설 문의가 쏟아진다. 대부분이40~50대 퇴직자. 그 결과 대구에서만 하루 1~2곳씩이 새로 생겨나고 있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과연 노래방은 차리기만 하면 고수익을 보장받는 사업일까.
노래방이 첫선을 보이던 초창기엔 맞는 말이었다. 당시 시내 중심부 노래방들은 한달 1천2백만~2천만원에 이르는 초고소득을 올렸다. 그러나 옛말.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다.
노래방은 위치·인테리어·반주기의 3박자가 골고루 갖춰져야 성공할 수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위치. 대단지 아파트 입구나 식당가 근처, 큰 도로변 등이 우선이다. 생활정보지를 보면 매일 10여곳씩 매물이 쏟아져 나온다. 달서구 상인동 40평 규모가 보증금 1천5백만원에 월 60만원선, 북구 복현동 경북대 후문 근처 40평 규모는 보증금 2천만원에 월 1백만원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비슷한 위치에 있으면서 값이 턱없이 싼 물건은 일단 경계해야 한다. 요즘은 노래방이 대형화 추세여서, 벌집방을 연상케 할 정도로 2~3인용 미니방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소규모 노래방은 인기가 적다. 대다수 노래방은 평균 30~40평 규모로 4~5인용 방 5~6개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신설 노래방 상당수가 80평을 웃돌며 최근엔 1백평이 넘는 대형 노래방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노래방이 많다보니 비슷한 위치에서 4~5곳이 서로 경쟁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성패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바로 인테리어. 노래방 인테리어에는 전문업자가 있다. 방음·조명·냉난방 등을 한꺼번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엄청나다. 변두리에 대형을 차릴 경우인테리어 비용이 총비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평균가격은 평당 적게 잡아 1백만원선. 최근 문을 연 수성구 두산동 한 노래방은 내부 60평을 꾸미는데 약 9천만원을 들였다. 그러나 과다 투자는 금물. 주변 노래방의 한달 수입을 면밀히 검토한 뒤 수지타산을 맞춰야 한다.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이 반주기. 모니터 9개 짜리가 1대당 3백50만원선, 모니터 4개 짜리는 1대당2백만~2백50만원 선이다. 방 10개를 기준으로 평균 2천만~3천만원 선에서 해결된다. 그러나 실제가격은 모니터 숫자보다 반주기 기능에 달려있다. 최근 유행하는 '코러스' 기능이 없으면 가격은40만~50만원 정도 내려간다. '코러스' 기능은 단순한 악기 반주 외에 사람의 목소리로 화음을 맞춰 주는 것. 뮤직콤·금영·아싸·대영전자·소리꾼 등이 주요 반주기 생산업체들. 그 대리점과교동시장 전문 설치업소 중에서 선택해 반주기 설치를 맡기면 된다. 대리점은 가격이 싸고 교동시장은 사후서비스가 좋은 장점이 있다.
노래방은 초기 투자비용이 큰 반면 일단 시설만 갖춰 놓으면 운영비 부담은 적다. 매월 신곡을입력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일. 30곡이 든 칩 1개가 1만원. 방이 10개면 매달 10만원꼴로 신곡추가비용이 든다. 또 약 3개월마다 노래를 많이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 큰 칩으로 바꾸어야 한다.비용은 2만5천원. 방 10개 기준으로 1년에 약 2백20만원이 든다.
현재 노래방 시세는 한마디로 '빈익빈 부익부'. 위치 좋고 이름난 노래방은 저녁시간 방을 잡을수 없을 만큼 붐비지만 변두리 일부 노래방은 밤9시부터 밤 12시까지 반짝장사에 그친다.노래방 운영 5년째인 장모씨(37·수성구 황금동)는 "비용 부담을 줄이려면 기존 노래방을 인수하는 것도 괜찮지만 위치나 시설, 그리고 무엇보다 장래성에 대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며 "한때월평균 1천만원 이상 벌어보기도 했지만 이젠 종업원 월급도 제대로 나오지 않을 만큼 노래방이많아지고 장사가 어려워졌다"고 했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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