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자살에 대하여(재범스님)

입력 1998-01-31 14:12:00

"새해들어 붕어빵 처음 사먹죠?"서비스니까 그냥 드세요"

새해에는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라는 뜻에서 무료봉사중이라는 한 붕어빵 장사 장애인의 새해 덕담이다. 붕어빵을 굽는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한 시청 여직원은 3평짜리 무료미용실을 열었다. 미용사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 영세민을 위해무료봉사해오던 그녀는 요즈음 IMF 한파로 어려워진 직원동료들의 주머니 사정을덜어주기 위해 'IMF 미용실'을 열은 것이다. 얼마전 신문에서 읽은 작은 사연들인데 가슴 밑까지 훈훈해져 온다. 사람사는 행복은 마음속 작은 곳에서 빛난다. 그런데 때때로 사람들은 이를 무심코 지나치곤 한다. 며칠전 대구에서 한 젊은이가 자살을 했다. 법학과를 졸업한 그는 취직이 안되자 이를 고민해 왔고 급기야는 목을매 자살을 한 것이다.

요즘들어 신문에 자살한 사람에 대한 기사가 종종 단골메뉴처럼 떠오르는 듯해 몹시 안타깝다. 어려운 때일수록 대범한 마음과 긍정적인 생각들을 갖도록 노력하는것이 필요하다. 법학을 공부했으니 무료법률상담소에서 보람된 일을 할 수 도 있다.왜 아까운 청춘과 재주를 버리는가. 자신의 두 손바닥을 모아 보라. 따뜻함이 느껴질 것이다. 세상에는 나의 따뜻한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따뜻한 피 한방울이면 소중한 생명의 싹을 틔워줄 수도 있고 두손만 가지고도 어려운이웃을 위해 봉사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세상을 좀 더 넓고 깊게 바라보자.

대지가 진실로 나를 사랑하므로 내가 두발을 딛고 서 있을 수 있으며, 나무가 진실로 나를 사랑하므로 내가 숨을 쉴 수가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우주와 자연의한없는 사랑을 받는 존재이면서 누군가를 위해 사랑을 끝없이 줄 수도 있는 너무나고귀한 각각의 존재들이다.

행여나 자살은 꿈조차 꾸지말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