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은 쇠었지만 불안한 근로자들

입력 1998-01-30 15:00:00

설연휴를 보낸 직장인들 사이에 실직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구조조정을 준비중인 기업들이 근로자들의 정서를 감안, 설을 쇤후 이를 발표하고 감원을 추진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 또다음달 중 정리해고제 도입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면서 인력감축을 계획하는 기업이 늘어나는반면 노동조합은 위축돼 이같은 불안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ㅅ증권 박모과장(36)은 "설연휴 전에 50%% 인력감축안이 내부적으로 확정되고 감원대상까지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연휴직후 발표와 동시에 감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부도난 동서증권이 설 직전 50%%감원을 추진한 것을 신호탄으로 5개 이상의 증권사가 2월중 대규모 감원을 실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ㄷ사 노조관계자는 "회사측이 인력 20%%를 감축한다는 방침을 공공연히 흘리고 있으나 정리해고를 인정하는 사회분위기 탓에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설연휴 이후 감원방침을 이미 통보한 기업도 상당수다. 지역에서는 대동공업과 영풍제관이 이달중29명, 40명을 해고했으며, 자동차관련 ㄱ사와 ㅎ사, 섬유 ㅈ사 등이 2월초 감원계획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 직원들 사이에서는"설만 쇠고 나면 언제 누구 자리가 없어질지 모른다"는불안감이 증폭되고 있으며 "정리해고제가 허용되면 수시로 감원바람이 불 것"이라는 소문마저 돌고 있다는 것.

민주노총 대구본부에 따르면 소속 8개 사업장에서 감원방침이 노조에 전달됐고 전국적으로는 금속연맹 산하 24개, 병원노련 37개, 공익노련 25개 사업장 등에서 현재 감원이 진행중이거나 설연휴 이후 감원계획이 통보됐다는 것. 민주노총 관계자는 "IMF를 빌미로 불법 정리해고를 자행하는사업장이 계속 늘어 고소,고발과 함께 당국의 실태조사를 촉구하고 있다"며 "사태가 확산될 경우전면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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