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불국사가 추진하는 제2석굴암 조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문화재관계자 및 학계에서 제2석굴암 조성보다는 국보 제24호인 석굴암의 원형복원과 훼손·균열방지가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본격 제기되고 있는 것.
대한불교조계종 제11교구 본사인 경주 불국사는 1백60억원을 들여 오는 3월부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석굴암의 모형을 기존 석굴암남쪽 요사채 옆에 조성할 계획이다.
불국사측은 "20여년전 석굴암전실에 유리벽을 설치, 내부출입이 통제되고 참배가 어려워졌다"며 "국보 석굴암을 온전하게 보존하는 한편 예불을 볼 수 있고 시민에게 개방키위해 제2석굴암을 조성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화재관계자들은 현존 석굴암이 결로현상과 수명이 다한 콘크리트 돔해체문제 등 과학적보존과 원형복구가 더 시급한데도 제2석굴암을 조성하려는 발상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석굴암은 1910년 ~ 1920년 3차례에 걸친 해체복원과 지난 60년대 보수공사에도 불구하고 판석이부식되고 돔과 벽면에 균열현상이 생기고 있다. 특히 일제시대때 두께 1·4m~2m 콘크리트 벽면을 설치, 노후화에 따른 균열·파손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고고학회 회장 김종철 교수(계명대)는 "제습장치를 설치할 정도로 훼손이 심각해지고 있는 석굴암의 보존에 일차적인 관심을 기울일때"라고 전제하면서 "제2석굴암 조성위치도 문제가 있는 것같다"고 지적했다.
국립경주박물관 한 관계자도 "이런 발상이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문화재위원회의 심의결과를봐야 알겠지만 기존 석굴암의 원형복원이 더 시급한 과제"라는 것.
경주박물관회 김원주 회장은 "모형문화재가 얼마나 감명을 줄 수 있겠느냐"며 "과학적 보존을 위해 먼저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문화재계 또 다른 관계자는 "성소에 수백억원을 들여 모형도량을 두는 것도 부적절한 면이 있다"며 "시민개방을 위해서라면 3차원그래픽 등 영상과 기존 박물관의 모형을 활용하는 것도 대안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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