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구·경북지도부 이상기류

입력 1998-01-26 15:03:00

대선이 끝나고 40여일이 지나면서 한나라당의 지도부흐름에 미묘한 이상기류가 형성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현재 겉으로는 김윤환(金潤煥)고문이 대표주자로 부각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다양한 세력들이도약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다소 혼동스럽기까지 하다.

일단 지역의원들의 얘기들을 종합해보면 외형상으로는 김고문이 지역의 중심축 기능을 하고 있다.그러나 대구지역에서는 강재섭(姜在涉)의원중심 단합론이 일고 있으며 경북지역에서는 이상득(李相得),장영철(張永喆),권정달(權正達)의원이 독자적인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특히 이기택(李基澤)전민주당총재가 포항을 기반으로 경북지역에 구민주당세력 거점마련에 나설 채비를 보이고 있다. 이들이 당지도부 경선과정에서 어떻게 이합집산할 지 자못 궁금하다.

우선 강재섭의원의 동향. 그는 줄곧 김고문과 정치적 행보를 함께 해왔다. 그러나 대구지역은 지난 대선에서 72%%라는 경이적인 득표실적을 보이면서 경북지역과 별도 세력화에 대한 욕구가 넘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서 다수위원장을 중심으로 차세대 주자인 강의원을 대표주자로 내세우자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강의원도 이같은 명분에 입각, 부총재경선에 나서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물론 강의원도 김고문에게 저항하겠다는 의중은 아닌 듯하다. 그 자신도 TK단합을 해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어쨌든 강의원의 정치적 야망은 이제 시작되었다.

김고문은 그동안 강의원을 차기 대권주자후보로 염두에 두었다는 점에서 양자간의 협력관계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당장은 미묘한 신경전이 전개되고 있다.

다음은 지역내 3선의원인 이상득,장영철,권정달의원의 도전. 이들은 지난 경선때 이수성(李壽成)고문을 지지했던 경북지역내 중진그룹으로 김고문과 일정거리를 두려고 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이들은 또 이한동(李漢東)대표와 친밀감을 유지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의원은 이대표의 추천으로 원내총무로 발탁되었다는 소문도 파다하고 장의원은 사석에서 이대표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도했고 권의원도 이대표와 자주 접촉하고 있다.

특히 장의원은 요즘 김고문과 서먹서먹하다. TK의 새 주도세력 형성을 외치고 있다. 이의원과 권의원은 김고문과 괜찮은 사이이지만 김고문직계 인사라는데는 주저하는 편이다. 권의원은 이들중가장 강력하게 김고문중심론을 펼치고 있기는 하다. 이들 세중진의원들도 아직은 김고문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데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TK지역에 뛰어든 인물인 이기택전민주당총재의 거취. 최근 이전총재는 조직강화특위를 통해 부산쪽 대신 포항북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오을(權五乙)의원과 통합과정을 통해일부 할애될 것으로 보이는 민주당몫 지구당위원장을 거느리면 이지역에서 다소나마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추측된다.

결국 TK지역의 한나라당은 당분간 김고문의 주도하에 움직이게 되겠지만 당내 중진으로 부상하려는 각 세력들의 행보와 맞물려 묘한 양상을 보일 것이다. '그래도 TK는 김고문을 중심으로 단결해야 당을 장악할 수 있고 TK도 살 수 있다'는 지역내 큰 흐름속에서 이를 김고문이 얼마나잘 대처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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