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서 미안합니다' 청첩장 돌리기가 민망한 IMF 결혼시대.
예년같으면 '나이든 신랑.신부는 설을 넘겨서는 안된다'며 겨울에 결혼을 서둘러 설밑이 결혼성수기였으나 요즘엔 극도로 위축된 경기탓에 혼례식장이 '공황'을 맞고 있다. 아예 결혼일자를 미루는 혼가도 늘고 있다. 그나마 날 잡은 예비 신랑.신부들은 결혼 비용을 최대한 아끼느라 묘안 짜내기에 급급하다.
최근 딸을 출가시킨 공무원 김모씨(58)는 사돈댁과 협의, 함을 받지 않고 예단도 당초 생각한 양보다 반으로 줄였다. 청첩장도 가까운 친지들에게만 돌려 축의금마저 예상보다 20~30%% 줄였다.IMF여파로 이처럼 자린고비 혼주, 신랑.신부들이 늘어나 '결혼 간소화' 풍속도가 자리잡고 있다.다음달 14일 결혼할 최모씨(27.여)는 신혼여행지를 당초 미국 하와이에서 태국 방콕으로 바꿨다가최근 국내일주 여행을 하기로 신랑과 합의했다. 최씨는 결혼식전 계획했던 야외촬영을 취소하고,폐물도 반지.시계만 주고받기로 했다.
결혼비용 절감 분위기의 확산과 함께 구청.복지관 등 관공서 식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자 예식장이한겨울 날씨만큼이나 썰렁하다.
지난 24일 대구시 중구 모예식장엔 단 한건의 예식밖에 없었다. 지난해 말부터 손님이 줄기 시작해 이달부터는 주말과 휴일 경우 지난해 절반에도 못미치는 2~3건의 예식만 열릴 뿐이다. 서구 모예식장은 올들어 결혼 예약이 급격히 줄자, 지난 20일부터 1주일간 예식장 1.2층을 중소기업 박람회 장소로 빌려줬다.
예식장 부근 식당가도 동병상련을 앓고 있다. 모식당 주인 임종섭씨(63)는 "고객이 지난해 절반수준"이라며 "예식이 열리더라도 음식 주문량도 예전같지 않다"고 울상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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