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야간에 논란을 벌였던 외채정부지급보증동의안이 21일 국회에서 우여곡절끝에 가까스로통과되었다. 이과정에서 한나라당이 보여준 모습은 야당으로의 변신에 따른 실습과 진통 그리고한국의 처참하고 서글픈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당초 보증동의안은 순조롭게 처리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한나라당 차수명(車秀明)의원의 제안설명이 있자 홍준표(洪準杓), 권오을(權五乙)의원이 나서 '엉터리 빚까지도 국민들이 왜 부담을 져야 하느냐'는 논리로 반대의사를 표명하는 바람에 정회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여기에 국민회의 방용석(方鏞錫)의원이 본회의 5분발언에서 "제2의 국치에는 한나라당 전신인 신한국당의 책임이 크다"면서 "그런데도 한나라당이 반성하기는 커녕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한나라당측을 자극했다.
한나라당은 즉각 의총을 열어 동의안처리 여부를 놓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김홍신(金洪信)의원 등이 반대입장을 주장하는 등 부결기류가 고조되었다. 이에 야당과 재야출신의 재경위소속 김재천(金在千),제정구(諸廷坵)의원이 "나도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보증동의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국가가부도난다는 점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이에 찬동하게 되었다"고 설득하면서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숙연해지기까지 했다.
이날 한나라당의 성숙된 면도 있었다. 제의원이 "96년 노동법파동당시 국민회의가 반발하는 바람에 방침을 바꾼 게 국가신인도에 금을 가게 한 원인이었다"며 "우리는 그같은 야당의 오류를 범해서는 안된다"며 호소한 것이다. 이전 야당과는 분명히 달랐다. 또 이날 방의원의 발언도 중대시국에 비춰 그냥 넘어가기로 했던 것도 이와같은 맥락이다.
몇몇의원들의 동의안처리 유보견해가 나왔지만 끝내 표결처리에 부쳐져 의총장에 있던 의원중 찬성55명,반대16명으로 찬성쪽으로 끝났다. 의원들은 "잘 됐다"며 스스로 흡족해했다. 보스없는 야당의 민주적 토론과 합의가 도출되는 순간이었다.
결국 본회의가 속개되어 국가보증동의안은 기립표결을 통해 출석의원 1백59명중 찬성 1백51,반대2(이완구(李完九), 김홍신의원),기권6으로 결국 통과됐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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