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내 工房 폐쇄, 공예장인들 반발

입력 1998-01-21 14:02:00

당국이 경복궁내 한국전통공예미술관 12경공방을 폐쇄키로 한데 대해 공예장인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칠보공방과 화각공방,한지공방,자수공방,도금공방 등 12경공방은 지난 95년 7월전통공에 기능의 계승발전과 2세교육을 위한다는 취지아래 경복궁 경내에 설치됐다.

공예장인들은 "전통공예의 활성화라는 원대한 계획에 동참하기 위해 회수할 수도 없는 시설비를투자하면서 이곳에 입주했다"며 "현대 문물에 익숙지 않은 우리들이 이제서야 틀을 잡고 여러가지활동을 계획하고 있는데 관계당국이 아무런대책없이 경공방을 폐쇄하는 것은 너무나 비인간적인처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오는 3월말로 예정된 한국전통공예미술관 철거와 관련,"IMF한파로 경제불황에 시달리는 시기에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면서 미술관을 철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국가경제가 정상궤도에 오르고 적절한 대책이 마련된 후에 철거가 시행되면 공예인들도 시간을 벌어 국가를 위해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예인들은 전통공예를 중시하는 외국의 경우 민속 수공예품을 장려,공방과 매장을 배치시켜 관광객들이 반드시 몇개의 상품을 구입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놓고있다고 지적, "현재 다른 매장의 판매실적보다 2배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데 기여하고있는 12경공방을 폐쇄하는 것은 국가적 이익에도 위배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전통문화 상품은 'IMF신탁통치'라는 굴욕적인 상황에서 원자재나 로열티를 지불하기 위해외화를 쓰지 않고도 순수한 우리나라의 재료와 기능으로 외화를 획득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의 하나임을 지적했다.

이들은 또 "경복궁을 찾는 수많은 외국인들과 내국인들에게 우리의 얼과 정신, 독보적인 문화기술을 보여주는 경공방을 무작정 폐쇄하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며 "철거시기를 일단 늦추고관련 전문가와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에 폐쇄에 들어가더라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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