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형 언니에 철없는 동생 TV '자매 드라마'는다

입력 1998-01-21 14:11:00

드라마는 유행을 탄다.

불륜, 폭력, 연상의 여자와 연하의 남자··. 드라마를 '동네북'으로 만드는 소재들이지만 '시청률'이라는 현실 앞에서 방송사들은 언제나 '유행'을 선택한다.

요즘 TV에는 자매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드라마들이 유난히 눈에 띈다. KBS '웨딩드레스',MBC '영웅신화', SBS '사랑하니까'와 '지평선 너머'. 이런 드라마들이 타고 있는 유행은 '너그럽고 순종적인 언니와 자기주장이 강한 깍쟁이 동생'이라는 인물설정이다.

MBC '영웅신화'에서 언니 채시라는 동생의 사랑을 이뤄주기 위해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를 포기하는 전형적인 한국 여성상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동생역할의 이민영은 적극적으로 사랑을 쟁취하는 스타일.

SBS '사랑하니까'에서는 세자매가 등장한다. 순종형 언니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은 둘째 이영애.동정심이 넘쳐 바보처럼 보이는 언니에 비해 막내 김규리는 천방지축 날뛰며 돈만 있으면 뭐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KBS '웨딩드레스'에 출연하는 이승연과 김희선도 마찬가지. 연하의 남자에게 목을 매는 순정파언니와 연애도 조건이 제일이라는 생각을 가진 영악파 동생으로 설정돼 있다.

드라마 속 자매유형이 어디까지나 한국적인 정서에 근거한 것이기는 하지만 일부 드라마들이 인기 여배우들을 내세워 연기대결 보다는 패션대결 등 눈요기거리를 제공하는데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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