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창구 닫아놓고 제몫챙기기만 급급

입력 1998-01-21 14:29:00

현 경제위기의 진원지라 할수 있는 금융기관은 정작 고통을 분담할 자세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있다.

금융권에 대한 가장 큰 질타는 제몫챙기기. 현재 대동은행이 올해부터 직원 급여를 30%% 줄이기로 한것 말고는 지역의 어느 금융기관도 급여를 줄였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재원이 없다며대출 창구를 굳게 닫아놓고도 정작 명예퇴직자들에게 위로금을 듬뿍 얹어주는 행태도 고쳐지지않고있다.

최근 명예퇴직신청을 받은 지역 모은행의 경우 1급 고참부장이 최고 4억2천만원의 목돈을 받을수있을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절반정도가 명예퇴직에 따른 위로금이다.

국내 다른 금융기관에 비해 경영상태도 건전하고 퇴직적립금도 많이 쌓아 이 정도의 명예퇴직금을 줄수있다는게 은행측의 설명. 그러나 사실상의 정리해고가 난무하고 물가폭등 시대에 봉급을30~40%%씩 삭감당해 견디기 힘든 고통이 사회 전반을 짓누르고있는 마당에 수억원이나 되는 명예퇴직금은 전혀 다른 세상일처럼 비쳐진다.

또 신용을 생명으로 하는 금융기관에서 직원이 수억~수십억원의 고객예금이나 예금준비자금을 횡령하는 금융사고도 잇따르고있다. 또 지난해말 예금인출 사태 직전 모 종금사 노조가 조합원 총회를 열어 5년분 급여를 미리 달라고 회사측에 한때 요구하는 해프닝을 벌인것으로 알려져 실소마저 자아내게 하고있다.

한편 기업들은 "은행의 부실여부를 빨리 정리해 회생가능 은행과 불가능 은행의 선을 빨리 그어줘야 기업들에 대한 자금을 원활히 공급할수 있다"며 부실금융조기정리를 촉구 했다.지역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기관은 다른 기업보다 월등한 수준의 급여와 복지혜택을 받고있다"며 "경제위기의 진앙지인 금융기관이 고통을 분담할 자세가 안돼있는것 같다"고 질책했다.〈金海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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