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대출비리사건에 연루된 국민회의 권노갑전(前)의원이 20일 형집행정지로 풀려남에 따라 이젠 교도소엔 이 사건 관련자로는 정태수총회장을 비롯한 전(前)은행장3명등 4명만 갇혀있다. 관련자 11명중 7명이 거의 신병을 이유로 석방된 셈이다.한마디로 이같은 조치는 이 사건이 국가부도위기로 몰고간 정경유착의 표본이라 할수 있는 점을 감안할때 법집행의 모순도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세간의 비난을 면치못할 것이다. 우선 이 사건의 성격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사건은 건국이래 금액으로 따져도 최대의 금융비리사건일뿐 아니라 지금 전국민들이 겪고 있는 경제위기의 고통을 유발한 바로 그 단초라 할수 있는 사안이다. 또한 IMF가 시정조건으로 내건 정경유착에 의한 관치특혜금융의 폐단이라 할수 있는 단적인 사례가 바로이 사건이다. 여.야 정치인들과 청와대 수석등에게 청탁을 해 부실한 기업에 거의무제한적인 대출이 이뤄진 대신 이들 정치인과 관료들은 기업주로부터 그 대가를받았고 은행장들도 이들의 청탁에 편승, 주머니돈을 꺼내 주듯 은행돈을 선뜻 내주면서 청탁정치인과 같은 뇌물을 챙긴 사건이다. 바로 이런 정경유착과 금융관행이대한민국을 부도직전으로 몰고간 악습이라며 이의 개혁을 IMF가 강도 높게 요구하고 있다. 말하자면 이에 연루된 관련자는 엄격하게 말해 국가를 망친 장본인들인셈이다. 최상층부의 '몸통'이 누구인지 아직도 그 실체가 없는 상태라 하지만 하여튼 이런 핵심 국사범을 재판 끝나기 무섭게, 그것도 정권교체기에 모두 풀어내준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법집행이다. 이렇게 하고도 지금 국민들에게 국가부도위기라며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채근질할 자격이 과연 있는지 극히 의심스럽다. 또 고통을 감내하는 국민들 입장에서도 이같은 법집행은 참으로 이해할수 없는 상식밖의일이 아닌가. '사회의 정화'를 부르짖으면서 오염의 원인행위자들을 한편으로 빼주는 이런 모순에 쉽게 동의할 국민이 있겠는지 심사숙고해볼 일이다. 더욱이 죄가많고 적음에 따라 그에 상응한 처벌을 하는게 법논리요 일반의 상식인데 죄질이 무거운 정치인들은 다 빠져나가고 관치금융의 하수인격인 은행장 3명만 갇혀있는 현실도 도저히 이해할수 없는 처사라 아니할수 없다.
깃털인지 몸통인지 알수없는 YS최측근 홍인길 전(前)청와대총무수석이 먼저 나가고 김대중당선자의 가신인 권노갑 전의원이 정권인수위의 가동중에 풀려나가는 것도 모양새 좋은게 아니다. 특히 김영삼대통령의 아들 현철씨까지 항소심계류중에석방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더더욱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였다. 보기에 따라 내 집권중에, 또는 내 입김이 강할때 모두 자기아들이나 가신들을 풀어주자는 정리절차로 밖에 어떻게 달리 해석할수 있을까. 이번 처사는 법과 정의에 명백하게 어긋난다는 사실이고 국민설득력을 잃고있음을 지적해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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