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상)-사상(史上)초유 당선자 TV대화

입력 1998-01-19 00:00:00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당선자와 국민과의 TV대화는 기대이상으로 신선하고 긍정적이었다. 사실이번에 사상 초유로 마련된 TV대화는 선진국에서 총리와 국민사이에 이루어지는 타운 홀 미팅(마을회관 대화)를 원용, 앞으로 예상되는 여소야대(與小野大)의 장벽을 돌파하기 위한 방편으로활용된 정치적 측면도 없지않다. 그러나 막상 당선자와 국민사이에 어떤 여과도 없이 진지한 대화가 오가고보니 역시 '바람직한 모임'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TV대화는 전체적으로 한정된 시간때문인지 모르지만 김당선자가 포괄적 총론 제시에 그친 아쉬움이 없지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진솔한 표현으로 우리가 처한 위기상황을 설명하고 확실한 국정방향을 제시, 자신감을 피력한 것은 표류하는 민심(民心)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했다.

역대대통령이 우회적이고 완곡한 어법(語法)을 구사한데 비해 김당선자가 우리경제를 두고 '피투성이 상황'이라는 식의 절박한 표현을 서슴지 않았던 것은 그의 현실상황 인식이 정확하고도 강도높은 것임을 새삼 느끼게 된다.

김당선자가 이번 대화에서 대해 기업경영자에게 무한 책임을 묻고 경제청문회를 열어 경제 파탄의 책임을 규명키로 한 것은 기대되는 대목이다.

국정파탄의 책임을 묻는 경제청문회는 정치 보복이 아니라 '책임 정치'의 구현이라는 측면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한다고 밝힌 것은 모두가 공감하는 대목이다.

김당선자가 수출증대, 소비억제, 해외투자 국내 유치로 내년 하반기에는 IMF 체제를 졸업토록 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피력, 전 국민의 동참을 호소한 것도 인상깊다.

그는 '경제 선생님'답게 시종 정연한 논리와 각종 경제 수치를 인용, 알기쉽게 우리 경제 현황을설명하고 나를 믿고 따르면 빠른 시일내에 고난을 극복할수 있다고 국민에게 호소한것은 구심점을 잃고 좌절에 빠진 국민을 이끄는 지도자로서 성실한 자세였다고 믿어진다.

물론 김당선자가 이런류의 대화를 통해 국민 대단합의 공감대를 형성, 그 여론의 힘으로 거대 야당의 정치 공세를 제압, 정국을 주도하려는 계산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라도 경제를 회생시키고 나라를 제대로 이끌었으면 하는게 지금 우리 모두의소망임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

김당선자는 "퇴임후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되고싶다"는 초심(初心)을 잊지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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