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당선자 한달평가

입력 1998-01-17 00:00:00

김대중(金大中)대통령당선자가 18일로 대선승리 한달을 맞는다.

김당선자는 지난 한달을 거의 경제문제해결에 보냈다.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로 파탄지경에 이른 나라를 물려받게 된 김당선자는 먼저 절박해지는 외환위기와전쟁을 치러야만 했다. 당선의 기쁨도 잠시, 첫날부터 미국 클린턴대통령과 일본 하시모토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구제요청을 한 김당선자는 기회있을 때마다 국제 금융계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 외환위기의 절박성을 설명하고 협력과 지원을 요청했다.이때 김당선자는 '파산위기로 밤에 잠이 안온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

이같은 외환위기에서 일단 한숨을 돌린 계기는 두번에 걸쳐 있었다. 먼저 환율이 2천원대를 돌파하면서 환난(換亂)으로 치닫던 지난해 크리스마스 전날 김당선자는IMF와 주요선진국으로부터 1백억달러의 긴급지원을 이끌어 내 일단 급한 불을 껐다.

또 지난 15일 노사정위원회를 출범시킨 일이다. 당선되자마자 방한한 미국의 립튼재무차관에게 IMF관리체제를 인정하고 정리해고를 원칙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노동계는 노사정위원회 불참을 선언하는등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IMF체제 극복을 위해서는 노동계의 설득이 주요하다고 판단한 김당선자는 재벌개혁을 서둘렀다. 재벌로부터 구조조정에 대한 각서를 받아낸 김당선자는 결국 노동계의 협력을이끌어내는데 성공하면서 또한번의 위기를 넘겼다.

그러면서도 김당선자는 정권인수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대통령직 인수위를 가동해정권인수작업을 본격적으로 벌이는 한편, 정부조직개편위원회를 통해 현정부 각부처를 대폭 축소하는 구조조정안을 마련중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말썽이 끊이지 않았다. 당선되자마자 국민회의 등에 들뜨지 말고 자중할 것을 요청했지만 김당선자 주변의 점령군식 자세는 끊이지 않고 말썽을일으켰다. 인수위는 현정부의 대형국책사업 타당성을 전면 재조사하겠다고 나서 80년 국보위냐라는 말까지 들었으며 김당선자측 일부인사들이 개인적인 견해를 쏟아내 환난을 부채질 하는 계기도 있었다.

이 때문에 김당선자는 지난 한달동안 수시로 주변인사들을 꾸짖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대선공조를 이뤄낸 자민련과의 신경전도 두드러졌다. 정부조직 개편작업중 예산과 인사기능을 대통령직속으로 하느냐, 총리실 산하에 두느냐를 두고 마찰음이 일어난 것이다. 일단 양측의 알력은 물밑신경전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자민련과의 공동정부이행이라는 김당선자의 약속이 제대로 지켜질지 의문시하는 분위기가역력하다.

〈李相坤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