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엘니뇨 대책강화 시급하다

입력 1998-01-16 15:11:00

금세기 최악의 엘니뇨현상이 한반도를 덮쳤다. 사흘에 한번꼴로 폭설.폭우가 이어지는 기상이변속에 15일에는 영동지방에 1백60㎝가 넘는 폭설이, 남부지방과 남해해상에는 폭풍우가 쏟아져 산과 바다에서 동시에 많은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육지에서는 설악산등산객 8명을 비롯해 모두 30여명이 눈속에 매몰되거나 실종.사망했고,바다에서는 항해하는 선박이 좌초되어 선원 20여명이 실종되고 연료용 벙커C유 4백여t이 유출돼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 영동지방의 눈사태로 통행차량 2천여대가노숙하는 사태가 발생했으며 전국적인 농작물 피해도 엄청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겨울철 기상이변 현상을 기상청은 인도네시아지역에 위치하던 저기압 구름대가 엘니뇨의 영향으로 북동쪽으로 치우쳐 중국화남~일본 규슈지방에 폭넓게 퍼져있는데다 따뜻하고 습한 남쪽 구름대가 수시로 우리나라에 침범, 두꺼운 강수대를형성하여 눈.비를 많이 내리게 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도 예외는 아니어서 도쿄지방에도 큰눈이 내려 인명과 재산피해를 내고 있다.

엘니뇨현상에 의한 한반도를 비롯한 아시아국가들의 기상이변현상은 여러차례 예고된 바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상무부 해양기상청이 50년이후 일어난 14차례의 엘니뇨현상을 연도별로 분석한 결과 97년에는 적도근처 태평양해수면 온도가 지금까지 최악으로 기록된 82~83년보다 1도이상 높은 섭씨4도를 기록해 난동과 함께 자연재해가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현상은 올4월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일본기상청도 같은 전망을 한바있다. 문승의(文勝義)기상청장도 지난해 11월 '엘니뇨워크숍'에서 '엘니뇨의 영향으로 올 겨울은 따뜻하고 기온과 기후변화가 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정부차원의 대책강구'를 주장하기도 했다.

선진국 기상관계기관과 우리기상청의 장기예보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정부대책이 전무한 가운데 이번 천재(天災)를 맞았다. 정부이양기를 맞은데다 경제위기까지겹쳐 기상이변에 대한 대책이 미비했다고 변명할수도 있다. 그러나 예고된 천재지변에 선진국에서는 벌써부터 범정부차원의 위원회를 구성, 닥쳐올 재해애 대비하고있는 사실을 보고 반성할 바 크다.

엘니뇨현상으로 인한 기상이변은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반복될 것이고 그 피해도 더욱 클수가 있다. 정부는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에 대비하는 정부차원의 상설기구를 만들어 장차 일어날 재난에 대비해야 한다. 기상전문가를 포함한 농업.산업.정부대표를 망라한 기구에서 재난을 미리막는 방안의 논의와 대비책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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