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색깔을 바꾸자. 시민들의 마음 색깔을 바꾸자.
지난93년 이맘때 김영삼정부가 출범, 세계화 추진본부가 구성되면서 세계화 물결이거세게 일었다. 세계화에 낙오하지 않으려는 시민들의 행렬로 해외여행객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앞다투어 엑스포, 비엔날레, 각종 국제스포츠행사 등을 유치, '세계속의 도시'를 선언하고 나섰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IMF파고에 허덕이며 다시 후진국으로 전락할 위기에 빠져 있다.가시적인 세계화에도 불구, 정부가 세계인(무한 이동, 무한 경쟁이 펼쳐지는 국경없는 사회에 적응, 살아갈수 있는 사람) 을 키우지 못하는 우를 범했기 때문이다. 정부 경제관료들은'외국의 경제와 문화를 이해'하는 세계인이 되지 못했던 것이다.고개를 돌려 2002년 월드컵경기를 유치하고 2001년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유치중인 대구시와 시민들의 과제를 생각해보자. 대구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을 찾아볼수없다. 여행사 직원들은 대구에는 외국인 관광코스가 없다고 단언한다. 대구시민들은보수주의로 울타리를 치고 세계화의 물결을 거부해온 것이다. 세계인들이 보는 대구시, 대구시민의 모습을 색깔로 비유하면 검붉게 오염된 물빛이다.
대구시 수성구 매호동 딩딩당외국어학원 강사 로빈(29.여.캐나다)은 대구에 대해 "복잡하고 삭막한, 외국인에 배타적인, 외국인을 위한 편의시설과 정보시설이 전무한도시"라고 평가한다. 로빈은 "학원 밖을 벗어나면 마땅히 갈곳이 없다"고 말한다.대구에서 12년째 살고 있다는 후지사와 후미토 계명대교수(50.일본)의 대구시민들에대한 인식은 '우물속의 개구리'다. 후지사와교수는 "서울.부산과 비교해도 대구는세계화와 거리가 멀어 보인다"며 "시민들이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알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 주변은 외국인과 문화에 대한 배타성(排他性)으로 가득 차 있다. 비록 늦은 감이 있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시작돼야 한다.
교육.생활환경 개선이 우선 과제다. 외국어능력의 배양은 물론 외국의 문화와 경제를 올바르게 이해해야 한다. 교육당국은 '외국어 배우기'에 급급한 학생들의 세계화교육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ㅅ고교 최모교사(36)는 "외국에서 어린시절을 보내고온 학생들이 교내에서 이질적인 존재로 여겨질 만큼 외국문화에 대한 반감이 크다"고 지적한다. 최교사는 "최근 외국연수를 다녀온 교사들을 중심으로 외국문화를 제대로 알리려는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며 "학생들에게 세계화 안목을 심어주기 위한교육제도, 환경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도시환경의 개선도 필요하다. 외국인들은 대구에서 건물구조만 보면 관공서, 학교등용도를 알수 있다고 한다. 후지사와교수는 "섬유.패션도시 대구에서 미적 감각을 살린 세계적인 건물을 찾아볼수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획일화된 단색 구조 속에서 세계화에 필요한 문화적 다양성과 개방성을 얻을 수는 없지 않느냐"고반문했다.
또 '외국인 안내.정보센터' 등 외국인들을 위한 정보.편의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외국에 가서 대구를 홍보하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대구를 찾은 외국인에게 대구를 제대로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대구시민 모두가 우리의 전통문화에 대한 자신감을 갖되 외부 자극을 적극 수용,21세기 대구를 준비해야 할 때다.〈金敎盛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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