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당선자-재벌총수 간담회

입력 1998-01-13 15:02:00

김대중대통령당선자가 13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가진 4대그룹 총수들과의 조찬간담회는 경제난 극복을 위한 걱정으로 시종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당초 5대 그룹총수들이 모일 예정이었으나, 구주지역에서 투자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는 대우 김우중회장이 빠져 4대 그룹총수들만으로 회동이이뤄졌다.

김당선자는 오전 8시25께 귀빈식당에 도착,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던 그룹 회장들과 반갑게 악수를 교환했다.

원탁의 테이블에는 김당선자를 중심으로 시계방향으로 삼성 이건희회장, SK 최종현 회장, 자민련 김용환부총재, 박지원당선자대변인, 김중권당선자비서실장, 자민련박태준총재, LG 구본무회장, 현대 정몽구회장이 자리를 잡았다.

김당선자는 자리에 앉은후 "새해에도 모두 건강하시고 우리나라의 난국타개를 위해노력해 주십시오"라며 '뒤늦은' 새해덕담을 한뒤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고사의를표했다.

이 때 박지원대변인이 김당선자에게 다가가 사진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에 맞춰 김당선자를 가운데 두고 4대 그룹총수들이 나란히 늘어서 사진을 찍는 기회가 마련됐다.

다시 참석자들이 모두 좌정한 뒤 김당선자는 바로 왼쪽에 앉아 있던 이회장에게"요즘 반도체 값이 많이 올랐죠"라며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했던 삼성의 주력산업에대한 관심을 표했고, 말수가 적은 편인 이회장은 "조금 올랐습니다"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김당선자는 오른편으로 고개를 돌려 구회장에게 "전자제품은 많이 나갑니까"라고관심을 표했으며, 구회장은 "동남아는 경제가 좋지 않아 중동이나, 러시아 등을 중심으로 수출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수출현황을 설명했다.

이어 김당선자는 정회장에게 "미국과 유럽 등이 조선산업과 관련해 반발이 있지않습니까"라고 질문을 던졌고, 정회장은 "2000년까지 수주는 다 받았습니다"며 "대통령당선자께서 조찬회의를 마련해 준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김당선자는 "여러분과 얘기를 하는 게 중요하지요"라고 정회장의 말을 받아 넘겼다.

이에 앞서 김당선자가 도착하기 전 박태준총재와 최종현회장은 참석자들의 무료함을 달래려는 듯 경제이론 등을 화제로 대화를 나눴다.

최회장은 "매크로이론은 잘 맞지 않는 이론입니다. 촌스럽게 언제적 얘기인데··."라고 말했으며, 박총재는 "경제학자들은 자기 이론을 만들면 10~20년을 팔아먹으려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응수했다.

최회장이 또 "점심때 IMF 캉드쉬총재가 경제5단체장과 식사를 하자고 했습니다.IMF가 잘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인가 봅니다"고 다소 '냉소적'으로 얘기하자, 박총재는 "캉드쉬는 불란서 사람인데 상당히 정렬적인 것 같습니다. 한국도열심히 하니까 IMF도 열심히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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