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화의신청 이모저모

입력 1998-01-13 14:29:00

○…청구에 이어 보성마저 부도가 나자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불안에 휩싸이고 있다. '과연 내가신청한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을까' 라는 불안감이 더욱 높아진데다 중도금을 계속 넣으려고 작정했던 아파트 입주예정자들도 지역주택건설사들의 부도행진이 이어지자 어쩔바를 모르고 당황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효목보성타운 입주 예정자인 김모씨는 "중도금을 내야 건설사를 살릴수 있다는 말을 믿고 중도금을 냈으나 막상 보성이 부도가 나자 내년 3월 입주시까지 중도금을 계속내야할지 말아야할지 망설여 진다" 며 혼란스러워했다.

또다른 건설사 분양 아파트에 입주예정인 회사원 이모씨는 "분양신청을 한 아파트가 안전한지 도무지 알수가 없다. 좀 알아볼 수없느냐" 며 자신이 신청한 건설사측의 안전여부를 물어오기도 했다.

한편 건설업체들은 "중도금 납입중단은 자신이 신청한 아파트의 부도를 몰고오는 원인이 된다" 고강조하고 중도금을 계속내줄것을 호소하고있다. 또 중도금을 계속 넣다 건설업체가 부도가 나더라도 정부에서 출자한 주택공제조합에서 납입 분양대금에 대하여 보증하고있기 때문에 분양자에게는 금전적인 피해는 없다고 설명하고있다.

○…주력기업인 (주)보성에 대해 12일 화의신청을 내기로 방침을 확정한 보성그룹 본사 사옥은 이날 오전부터 정문 등 모든 출입구를 봉쇄, 2백여명의 직원들은 일손을 놓은채 오후 내내 사측의결정 사항에 신경.

보성그룹 김상구(金相耉)회장은 오후 2시 30분부터 대구은행과 대동은행 등 지역 은행장들을 만나최대한 협조를 부탁한뒤 대구시장과 지역 종금사 대표, 상공회의소 회장등 10여개 기관단체장들과전화통화를 통해 양해를 구했다는 것.

(주)보성은 오후 4시 전무 등 임원진과 부서장 전체회의를 개최, 화의신청을 외부에 통보함과 동시에 (주)보성과 보성건설, 보성개발 등 3개 계열사 직원들에게 출입문을 걸어 잠근뒤 퇴근할 것을 통보.

지난 9일부터 보성사옥 앞에는 협력업체인 서울의 (주)장원건설의 노무자 10여명이 1억4천만원의공사대금을 지급해 줄것을 요구해 보성측이 정문을 계속 걸어 잠그는 등 (주)청구가 화의신청을하기 전후의 모습과 흡사, 오늘의 사태를 예견.

○…청구의 화의신청시 발빠르게 71개 경제단체나 사회단체로부터 화의동의 서명을 받아낸 대구상공회의소는 이번에 보성의 동의서 요청에 난감한 표정. 지난번 동의서를 받고난뒤 협력업체들이'큰 기업만 살고 작은 기업은 죽으라는 처사'라는 항의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 상공회의소측은 "지난번처럼 자발적인것은 아니지만 동의서를 받아주어야하지 않겠느냐"며 전례에 신경을 쓰는 모습.

○…대구종합무역센터측은 무역센터 컨소시엄사인 청구에 이어 보성이 화의신청을 내자 지난번과달리 걱정스러워 하는 모습이 역력. 9개 컨소시엄사중 2개사가 이미 화의신청을 낸데다 정부의 긴축예산편성으로 예정돼있던 1백50억원의 국비마저 불투명하자 밝지않은 표정들. 주위에서는 "공사가 중단되는 경우도 있지않겠느냐"며 걱정스러워하는 분위기.

○…지역 주택건설업체들은 청구에 이어 보성마저 화의신청에 들어가자 충격 속에서도 그 파장에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업계관계자들은 보성이 최소한 설대목까지는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보성이 부도를 낸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들.

보성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택업체 모델하우스등에는 입주예정자들의 문의전화가 쇄도하는 바람에전직원들이 나서서 안심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기도.

○…대구지하철건설본부는 청구에 이어 보성까지 화의신청을 하자 당황하면서도 보성이 2호선 2개공구에 참여하고 있으나 지분조정만 하면 공정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자위.보성은 2호선 7공구(공사도급액 7백1억원)에는 38%% 지분으로 주관사를 맡고 있고 1공구(공사도급액 1천1백38억원)에는 12%% 지분을 갖고 있는 상태.

지하철건설본부는 지하철 2호선 공사는 공구마다 컨소시엄이 구성돼 있어 업체가 부도나더라도지분조정만 하면 별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공사는 더 원활해질 수 있다고 말해 파장 최소화에 주력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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