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 가만히 앉아있어도 짜증이 나는 어느 더운날 오후. 갑자기 나타난 2명의 중년 한국인때문에 머리가 엉망진창이 된 적이 있었다. 이들은 무역관에 도착하자마자 입에 거품을 물고 서로상대방을 신랄히 비판하면서 투자정보지원센터인 무역관에서 시시비비를 가려달라고 요청했다.이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한국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ㄱ사장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인건비,환경보호 관계규정의 엄격한 적용, 동종업체간의 치열한 경쟁등으로 악화되는 사업여건을 고려,인도네시아진출을 결심했다.
ㄱ사장은 현지 파트너 찾는 일, 합작계약, 각종 인허가 및 합작법인설립을 본인노력으로 어렵게해결한후 아는 사람을 통해 자카르타에서 건축업을 하는 ㅂ사장(분쟁의 상대)을 만나 공장건축을의뢰했다.
조그만 공장 하나를 짓는 일인데다 같은 한국인이니까라는 믿음으로 상식선에서 계약서를 만든뒤의기투합, 소주잔을 부딪치기까지 했다.
그러나 공장을 짓기 시작하면서부터 문제가 발생됐다. 인도네시아에서 오래 살아온 ㅂ사장은 자기도 모르게 적당적당하게 넘어가는 인도네시아적(?) 사고와 행동을 표출하게 되었고 바로 진출한ㄱ사장은 매사 따지는 당연히 한국적(?)일 수밖에 없었다.
천신만고끝에 공장은 완성됐으나 공사비 잔금지불시점에서 갈등은 더욱 노골화되었다. ㄱ사장은이것저것 하자사항을 열거하고 하자보상으로 공사비 잔금을 상쇄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ㅂ사장은별것도 아닌것을 하자라고 주장한다면서 잔금지불이 이행되지 않으면 완성된 공장을 넘길수 없다고 팽팽하게 맞섰다.
완성된 공장이 폐쇄된 상태에서 물론 생산개시일에 맞추어 모집한 현지종업원들은 공장건물 담밑에 쪼그리고 앉아 담배를 태우며 잡담하거나 졸고 있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ㄱ사장은 슬리핑파트너(명목상 현지동업자)를 통해 경찰에 선을 대어 ㅂ사장을 고소했다. 현지에서 오래 살아온 ㅂ사장도 이에맞서 ㄱ사장을 맞고소하였다. 그리고는 양측은서로 상대측보다 한계급 높은 지위에다 '로비'를 해대기 시작했다. '로비'를 당하는 이들 경찰간부들도 처음에는 관심을 가지다가 분쟁당사자들이 워낙 집요하게 이곳저곳을 쑤시면서 사건을 확대해나가자 골치아파하면서 당사자들끼리 알아서 합의하라고 발을 뺐다.
무역관측의 중재로 두사람은 더이상의 분쟁이 서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타협하기로 결정하고 사무실을 떠났지만 양측이 허비한 시간을 금액으로 환산한 손해와 끗발있는 경찰간부에게 로비한 금액등이 문제의 공사비 잔금을 웃돌고도 남는 사실에 씁쓸한 기분을 금치못했다.
현지사정을 이해하려하지 않는 한국적 사고방식과 현지사정을 충분히 이해시키지 않은 채 이곳입장을 주장하는 사고방식의 마찰이라는 점에서 발생된 이번 분쟁은 해외진출을 시도하는 우리기업인들에게 하나의 교훈이 될것같아 소개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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