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가 지난해 12월 26일 출범, 공식활동에 들어간 지 12일로 18일째를 맞았다. 다음달15일까지 최종보고서를 김대중(金大中)대통령당선자에게 제출하도록 규정돼 있어 활동기간의 3분의 1이 지났다.
그동안 인수위원의 활동에서는 도시락점심과 밤을 밝히는 야근 등 의욕과잉이 눈에 띈다. 최근 인수위원들은 개인약속을 제외하면 점심식사를 위해 외출하는 경우는 드물다. 퇴근시간도 심야인 경우가 많다. 제한된 인력과 기간 속에 인수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이들의설명이다.
하지만 이런 성실성과 함께 약방의 감초처럼 한건주의, 소영웅주의 등 부정적 사례도 눈에 띈다.물론 50년만의 여야간 정권교체라는 역사적 의미를 감안하면 인수위원들의 과잉의욕도 이해할 만하다. "모두 잘해 보려는 의욕이 너무 앞선다"는 여당경험이 있는 한 인수위원의 지적은 주목할만하다.
그 중 대표적인 경우가 인수위의 사정기관화, 국정감사화다. 출범 때만 해도 인수위는 행정적으로정권의 인수작업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그러나 예상을 뛰어넘어 인수위의'힘'은 발휘되기시작했다.
각 정부 부처는 마치 사정작업의 대상처럼 비쳐졌고 인수위원들 가운데 일부는 현정권의 전비(前非)를 파헤치는 막강파워를 가진양 지나친 언행을 하기도 했다. 급기야 홍사덕(洪思德)정무장관으로부터는 "국보위(국가보위입법회의)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 이후에도 인수위는 제동이 걸리지 않았다. 인수위원이 개인적으로 한마디 할 때마다 차기정부의 정책은 이리저리 바뀌는 것처럼 비쳐졌다. 그러면 다시 대변인과 해당분과위 간사의 공식 부인과 해명이 이어지는 해프닝은 계속됐다.
이같은 인수위의 과잉의욕과 돌출행동은 6일 김당선자의 호된 질책이 있고 난 뒤 조금 잠잠해졌다. 김당선자의 오랜 측근은 "20년 동안 김당선자가 그처럼 화가 난 표정을 짓는 것은 처음이었다"고 전했다. 인수위가 노고에도 불구하고 돌출행동과 과잉의욕으로 차기정부 자체에 부정적 이미지를 심을 우려가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앞으로도 이같은 행태가 계속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국정감사에서 한건하려는 야당의원의 속성을 버리지 않는 한 해프닝은 그치지 않을 것"이라거나 "당선자만 준비돼있고 나머지는 준비돼 있지 않은 것 같다"는 국민회의 한 관계자의 지적은 주목할 만하다.〈李東寬기자〉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대통령실 "국민추천제, 7만4천건 접수"…장·차관 추천 오늘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