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한파로 의료계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정밀의료장비와 주요 의약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터에 환율폭등으로 수입이 30~40%% 줄어들면서 재고가 바닥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당장 시급한것은 환자들을 상대로하는 기본적 약품인 혈액검사·요(尿)검사시약이 2월말이면 거의 떨어진다는긴급한 상태라 한다.
이와함께 핵의학 검사용 동위원소·일회용 주사기·수술용 장갑·봉합사·거즈등 진료에 필수적인 다른 의료용품도 공급차질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수입가가 올라 유통업체들이 수입물량 자체를 줄인데다 일부 병의원의 사재기 현상까지 빚어 강력한 단속과 함께 물량확보와 공급이 시급한데도 보건복지부가 적극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매점매석을 공권력으로 제압하기에는 불어닥친 IMF태풍의 위력이 너무 크다고 말할 수 있겠으나,작년부터 이같은 현상에 대비하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는 점은 잘못이다. 임금동결·삭감·감원바람에 가계붕괴가 눈앞에 보듯 뻔한데, 국민보건분야마저 무방비로 내던져져 있다는 것은복지행정차원에서도 직무소홀로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
IMF타격이 시작됐을때, 일부 국민들이 설탕·식용유·화장지·라면을 사재기하는 일이 벌어져 지탄을 받은 적이있었지만, 환자치료용 약품까지 사재기하는 병·의원이 있다고 하는 것은 전체를보지 못하는 행위가 아닐수 없다. 자기병·의원환자들만 치료하면 되고, 나머지 무수한 환자들은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아도 괜찮다는 뜻인지 묻고싶다. '고통을 함께 나눈다'는 말은 기업과 직장에만 국한 한 것이 아니다.
의약품 도매업체서는 병·의원에서 종전보다 많은 물량을 요구해도 '팔면 그만'이라고 해서 마구내줘서도 안된다. 고루고루 공급받을 수 있게 배려하는 상도의(商道義)를 발휘해야 한다.지난번 생필품사재기소동때는 매점매석을 단속하겠다고 나서던 당국도 의료계의 이같은 소동에대해선 팔짱끼고 있는듯한 인상을 풍기고 있는 것은 유감이다. 수입의료장비·약품이 비싸니까 수입이 줄어들 수 밖에 없고, 그 여파로 공급물량이 달릴뿐이라고 방치한다면, 환자치료는 불가능해지고 그결과 인명피해도 생길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2월의 의료계 대란설에 대해 기껏해야 보건당국은 '의료보험에 적용되는 약품을 비롯, 수입약품에대해 가격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일뿐이니 한심하다. 과잉진료도 문제지만 장비와 약품이 없어 고귀한 생명이 희생되는 일이 발생해서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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