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드세지는 '야성'

입력 1998-01-09 15:39:00

김대중(金大中)대통령당선자측의 정권인수 행태와 새 정책에 대한 한나라당의 비판이 본격화되고있다. 고위당직자회의에서나 대변인논평,성명을 통해 연일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8일부터는 이한동(李漢東)대표도 김당선자측 공격의 전면에 나섰으며 9일에는 조순(趙淳)총재가신년기자회견을 통해 이에 가세했다.

이같은 한나라당의 본격 공세는 제1당으로서의 면모과시 측면도 있지만 최근 김당선자측의 활동과 정책제시가 갈피를 못잡고 오히려 국정과 경제혼란을 부추기는 요인마저 되고 있다는 판단을하고 있는 듯하다.

조순총재는 9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당선자의 대선공약 표변을 지적했다. 조총재는 IMF체제 1년반만에 극복,IMF재협상,정리해고 6개월금지, 농어촌부채 경감,인사청문회등 김당선자의 약속을 상기한 뒤 "공약은 지켜져야 하고 만약 지키지 못하게 되었다면 반드시 그에 대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톤을 높였다.

조총재는 정권인수 및 행정쇄신위활동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특히 외국에서라면 몇해가 걸리는 행정개혁에 대해 신중을 기해야 한다"면서 "그 방대한 정부조직 개편을 대통령취임이전에 마치겠다는 것은 너무 서두르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한동대표는 8일 고위당직자회의에서 김당선자측의 재벌 개혁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김당선자측의 재벌정책은 재벌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조조정에 있다기보다는 재벌해체로 가는 것 같다"면서 "기업들에 왕성한 지원을 못할망정 기업을 해부대에 올려 놓고 칼질하는모습을 보이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대기업 그룹구조는 상호지급보증과 문어발식 경영으로 복잡하게 형성돼있어 하루아침에 사슬을 끊어 버리면 산하 관련기업이 1년안에 죽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라면서 "재벌에 줄을 대는 많은 중소기업들이 급격한 재벌구조 조정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는 만큼 점진적 방법으로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대표는 차수명(車秀明)의원을 위원장으로하는 경제위기관리대책위원회를 구성, 경영자총연합회나 재벌관계자들을 불러 재벌 개혁방안을 비롯 김당선자측의 경제정책에 대한 대안마련에 착수토록 했다.

한나라당 정책관계자들은 당초 2000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던 결합재무제표의무화와 상호지급보증금지를 99년으로 앞당기는 것 등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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