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포크음악의 산증인 라디오 키드

입력 1998-01-07 14:35:00

1969년 한국 최초의 콘서트가 열렸다. 주인공은 '물 좀 주소'의 한대수. 현재 서울예전이 들어선옛 드라마센터 자리에 '콘서트'가 뭔지도 모르는 5백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장발에 하모니카, 기타를 둘러 맨 사람은 가수가 아니라 신기한 '구경거리'였다.

TBC 드림 FM '라디오 키드의 추억 앨범'(오후5~6시)의 진행자 김진성씨(50). 아직도 통기타음악을 '앨범' 속에서 묵히기 싫다는 이 '라디오 키드'의 음악인생은 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62년KBS TV 연출자로 출발한 그는 동양방송을 거쳐 70년 CBS 라디오로 옮기면서 본격적으로 포크음악에 손대기 시작했다.

코리아타임즈 사진기자 한대수, 서울미대 학생 김민기, 그밖에 이정선, 이동원, 어니언즈…. 비교적최근에는 이문세, 이수만, 이택림에 이르기까지 한국 포크음악의 계보를 잇는 이들은 모두 '라디오 키드'가 발굴해낸 가수들.

"지금 가요 프로그램에 댄스음악만 나오는 것과는 반대로 당시엔 트로트 일색이었어요. 밥 딜런같은 포크음악을 우리도 해보고 싶었죠"

금지곡 처분으로 물의를 일으킨 김민기 등 상당수 가수들의 앨범을 직접 제작한 그는 70년대 '통기타 문화'를 일으킨 주역으로 불릴만하다.

이제는 FM 진행자로 변신한 라디오 키드. 마땅히 즐길만한 음악이 없는 40대 '낀 세대'들에게 아련한 옛 추억을 전하고 있다. 노래만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70년대 가요계의 숨겨진 사연을 소개하는 것도 그만이 할 수 있는 일.

"'라디오 키드의 추억 앨범'이라고 하니까 포크음악이 퇴물 취급받는 것 같아 못마땅하네요. '추억'으로 머물지 않고 현재 가요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합니다"〈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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