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언론구조조정 작업

입력 1998-01-06 14:29:00

어려운 가운데서도 여야 정권교체를 맞아 정권 인수에 여념이 없는 자신들이 5공출범을 앞두고전두환(全斗煥)장군의 지휘아래 전권을 휘두르던 국보위에 비유된데 대해 대통령직인수위는 불쾌감과 섭섭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한길대변인으로부터 청와대와 정부측의 비판 여론을 전해들은 이종찬(李鍾贊)인수위원장은 "경제위기를 초래한 장본인들이 일말이라도 책임지는 자세를 먼저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쾌해했다고 한다.

김대변인도 홍사덕(洪思德)정무장관의 발언에 대해 공식 논평을 내고 "정권인수기에 신중해야 할정무장관이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는 신중하지 못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인수위는 법령이 정한대로 주어진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대변인은 이어 "홍장관의 무책임한 발언은 정권 이양기의 막중한 책임을 맡고 있는 인수위의정상적 활동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비난했다.

인수위는 한편으로 자신들의 활동에 대해 경쟁적으로 확대 보도하고 있는 언론에도 화살을 돌렸다. 언론이 있는 사실 이상으로 또는 아이디어 차원의 사안을 사실인양 확대보도함으로써 인수위에 부정적 이미지를 심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김대변인은 이와 관련, 5일"대변인의 공식 브리핑내용마저 이를 확대해석 보도하는 것은 물론 이에 대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며 언론에 섭섭함을 표시했다. 사회문화분과위의 최재욱(崔在旭)간사도"언론의 앞서나가기 경쟁이 걱정스럽다"며"이 때문에 인수위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수위 내부적으로도 너무 사정기관화 하는 것에 대한 걱정의 소리도 없지 않다. 인수위원들 다수가 "인수위가 정권 인수는 제쳐두고 비리캐기에만 주력하는 듯한 인상을 주어서는 안된다"며 "이럴 때 일수록 모두 입조심을 해야 한다"고 걱정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듯 김대중(金大中)당선자도 5일 이종찬위원장에게 입조심을 당부했다. 당부라기 보다는 질책성이 강했다고 한다. 김당선자는 또"내가 매일 인수위 사무실에 나갈 것"이라며 "매주 화요일 공식보고를 받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와 관련된 잡음의 발생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때문에 인수위원들의 입은 5일 오후부터 눈에 띄게 무거워졌다. 구체적 사안에 대한 질문이 들어오면 경쟁적으로 나서던 인수위원들도 "모른다"로 일관하고 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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