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새해는 새로운 대통령의 선출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너무나 큰 시련을 안겨줄 한해가될 것이다. 덕담으로 시작해야할 새해벽두에 희망과 기대의 말을 앞세우지 못한 것은 경제난국을맞은 한국호(韓國號)가 난파기로에서 헤매고 있기 때문이다.
침몰직전인 한국호의 키를 IMF라는 항해사에게 맡긴채 항해에 필요한 모든 사항을 항해사와 협의해 결정하는 민망한 처지에 있다. 그러나 위기속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좌절하거나 체념만 할 수는 없다.
50년만에 수평적정권교체를 이뤄 20세기를 지나 21세기를 열어야할 새대통령은 일생일대의 과업을 성취한 기쁨에 젖기도 전에 김영삼(金泳三)대통령으로부터 물려받은 '부도직전의 한국'을 위기에서 당장 구출해내야 하는 것이 화급한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제적인 신뢰를 회복하고 지금까지 우리사회를 분열로 몰아 넣었던 지역.계층.정파간 갈등을 화해와 협력으로 유도하는국민대통합의 정치가 선행돼야 한다.
국민 大통합 정치 선행
올 한해는 심각한 경제위기속에 고통과 시련이 점철되는 죽느냐 사느냐를 결정짓는 해가 될 것이다. IMF관리체제하의 우리경제는 관련당사국의 도움과 신뢰없이는 회생이 불가능하며 국민 또한고물가와 고세금하의 고통속에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으면 고난을 이길 수 없다. 신임대통령은 안팎의 시련을 국민들의 자발적인 동의와 협력없이는 이뤄낼 수 없다.
선거에서 나타난 표의 성향으로 보면 대통령당선자에 대한 지지 의사표시를 한 국민은 유권자의40.3%%에 불과하다. 지지하지 않은 약 60%%의 유권자가 무엇을 우려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들은 3김정치의 한축을 이루면서 낡은 정치의 주역으로 기성정치권의 도덕성 결여와 색깔문제.말바꾸기등으로 막연한 사회적 불안 가능성을 걱정해온 것이다.
새대통령은 이러한 다수의 비지지세력의 협력을 얻기위해서는 털어내야 할 부분이 너무나 많다.야당시절과 선거과정에서의 잘못된 점이 있다면 솔직히 시인하고 측근정치의 배제와 공정한 인사를 통해 지역이나 계층간의 불신을 씻어내야 한다. 3김시대의 가장 어두웠던 부분이며 오늘의 위기를 가져오게한 정경유착과 부정부패를 단호하게 척결해야 한다. 기득권층의 만만찮은 저항과 반격이 따를 것이지만 이 저항에 밀리면 김영삼개혁의 전철을 되밟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정경유착 부정부패 척결을
이러한 문제요인을 제거하면 국민대통합을 이룰 수 있고 그것이 현재의 경제난국을 풀어나가는데원동력이 될 것이다. 지금은 IMF구제자금지원으로 가장 위급한 대외채무위기는 일단 넘긴 것처럼보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직도 해외자본가와 투자자, 금융인들은 한국의 상황을 유동적으로보고 있으며 한국경제의 안정성을 쉽게 신뢰하지 않고 있다.
해외투자가와 관련국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IMF협정의 준수가 필수적이다. 이 협정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치러야할 국민들의 고통이 너무나 크다. 새대통령은 국민합의의 바탕아래 국민이부담해야 할 고통에 대해 냉정할 정도로 엄격해야 하며 고실업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여 불안한국민들의 마음도 안정시켜야 한다. 경제외에도 동북아세력 재편문제.대북관계, 대미(對美).대일(對日)을 포함한 우방국과의 외교문제등에도 전정권의 잘못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신뢰성 있고 일관성 있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지도층 솔선수범 있어야
대통령의 노력만으로 진로잃은 한국호의 회생은 어렵다. 우리는 그동안 OECD가입 소득1만달러라는 회상에 젖어 오만과 독선, 탐욕스런 이기심등을 자제할줄 모르는 바람에 오늘의 경제난국을 자초했다. 과소비, 호화사치, 놀자주의에 편승한 일부인사들의 무분별한 행동은 상대적으로 생계를걱정해야하는 계층과의 위화감마저 생기게 해 갈등구조만 심화시켰다. 사회지도층을 포함한 중산층의 자제와 협력없이는 왜곡되고 모순투성이인 사회구조를 개선할 수 없다.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이 있어야 모든 국민들도 이를 따를 것이며 국민합의도 가능해질 것이다.
지난해가 고통과 좌절의 한해였다면 새해는 도전과 시련극복의 해가 되어야 한다. 지난해 잃었던웃음을 새해에 되찾기 위해서는 새대통령의 슬기로운 정책과 국난극복의지가 어우러지면서 국민모두가 분발 극기로 다시 뛰는 길 뿐이다. 위기때마다 훌륭하게 극복한 저력을 가진 우리는 새해에는 틀림없이 경제위기도 해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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