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증시 폐장 이모저모

입력 1997-12-29 15:08:00

올해 주식시장이 대단원의 막을 내린 27일에는 예년과 달리 폐장식이나 호가주문표 뿌리기 등 일체의 행사가 취소돼 어느해보다도 침울한 분위기.

증권거래소는 매년 주식시장이 마감되는 폐장일에 재정경제원 간부와 증권감독원, 증권거래소, 증권업협회 등 유관기관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폐장식을 갖고 시장에서 호가주문표를 뿌리는 행사를개최했던 것.

그러나 올해는 주식시장이 사상 최악의 침체국면을 겪은데다 고려증권과 동서증권이 부도를 내는등 회원증권사들이 도산하는 사태까지 벌어지자 일체의 행사를 취소하고 조용히 마감하기로 결정.이에따라 예년같으면 유관기관장들과 증권 관계자들의 방문으로 부산했던 증권거래소도 텅빈 채썰렁한 분위기.

…각 증권사들도 매년 폐장일에는 영업점 객장에서 직원들과 투자자들이 다과회를 갖는 등 폐장기념행사를 가져왔으나 올해는 이같은 행사를 모두 취소.

또 증권사중에는 올해 종무식도 갖지 않기로 한 회사가 상당수에 달하는데다 주식시장이 폐장하고 나면 연말까지 입출금업무를 위한 소수직원들만 남긴채 대부분의 영업직원들이 휴가를 갈 예정이어서 연말까지 증권가는 이래저래 스산한 분위기가 감돌 전망.

한 증권사 영업직원은 "올해 폐장일은 입사이래 어느해보다도 침울한 분위기"라며 "내년 주가상승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고사라도 지내고 싶은 심정"이라고 전언.

특히 부도가 난 고려증권과 동서증권은 법정관리신청이 기각됐다는 소식으로 더욱 침통한 분위기.동서증권의 한 직원은 "당초 법정관리에 대해서는 별로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폐장일에 이런소식을 듣고보니 더욱 마음이 아픈 것이 사실"이라고 탄식.

이날 각 증권사 객장에도 소수의 투자자들이 연말종가를 보기위해 나왔다가 대부분찌감치 자리를 뜨는 모습.

한 투자자는 "올해는 주가폭락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해였다"면서 "내년에는 주가가 큰 폭으로상승해 시세전광판이 온통 붉은 색으로 물들기를 기원한다"고 한마디.

올해 주식시장은 종합주가지수가 6백51.22로 시작해 3백76.31로 마감, 1년동안 무려 2백74.91포인트(42.2%%)가 폭락.

증권업계 종사자들은 이날 종합주가지수가 전날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4백선이라도 회복하면서 마감되기를 기대했으나 연말종가가 전날보다 1.16포인트가 상승한 3백76.31에 그치자 더욱 실망.한 증권사 투자분석팀장은 "현 상황에서 주가지수가 큰 의미는 없지만 그래도 4백선을 회복한 채마감하면 내년 전망이 다소 밝아질 것으로 기대했었다"며 "올해주식시장이 막을 내리는 마지막날에도 청구의 화의신청소식이 전해져 주가가 3백80선도 회복하지 못한채 끝났다"고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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