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 이남 동해안 최고의 해돋이 여행지 추암(湫岩). 강원도동해시북평동 추암마을은 파도와 비바람에 씻긴 기암괴석이 해안을 막아서듯 절벽을 이루고, 그다지 넓지는 않지만 백사장이 있는 한적한 어촌이다.
추암은 TV 방송이 끝나면서 애국가가 울려 퍼질때 등장하는 동해 일출의 배경이 되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사시사철 사진 애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관광명소. 해가 떠오르는기암괴석 사이로 갈매기가 날고 고깃배가 출어하는 모습이 장관이다. 붉게 타오르는 해는 파도마저 붉게 물들인다. 이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사진 작가들이 많다고 한다. 이곳의 경관은 금강산 해금강에 버금가는 '동해 해금강'으로 불린다. 옛 지명은 용추였으나 기이하게 생긴 바위가 많아 추암이란 이름을 얻게 됐다. 조선 세조때 공신 한명회는 강원도 체찰사때 이곳에 와 보고 경승에 취해 능파대(凌波臺)라 부르기도 했다.
추암 제1의 경치는 바다에 일부러 꽂아놓은 듯 뾰족하게 솟아 있는 촛대바위. 이 바위는 마을 해안에 인접한 동산 뒤쪽에서 세찬 파도를 막고 서 있다. 수십년 전 심한 폭풍우로 위쪽 일부가 부서졌지만 여전히 고고한 기품을 자랑하고 있다. 촛대바위는 동산에서 내려다보는 것도 좋지만 남쪽 백사장 끝에서 멀리 바라보는 풍광이 최고다.
추암에서는 또 운치있는 문화재를 만날수 있다. 동산 앞쪽에 바다를 정원으로 삼아 자리잡은 해암정(海巖亭). 삼척심씨의 시조인 심동로가 고려 공민왕 10년(1361년)에 벼슬을 버리고 고향에 내려와 세운 정자로 풍류를 즐기며 제자들을 가르치던 곳이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지붕 네귀에 추녀를 단 팔작집으로 문을 열어 놓으면 바람이 통하는 누마루 형식이다. 뒤쪽에는 갖가지 형상의절벽이 병풍처럼 둘러 서 있고, 앞쪽으로는 탁 트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동산과 해암정 뒤쪽에는 군사용 철조망이 둘러쳐져 있어 시야를 가린다. 지난해 강릉 간첩선 침투사건으로 밤에는 군인들이 무장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또 마을 초입에 대규모로 조성되고있는 북평공단이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몰려드는 관광객들의 발길과 경제 개발로 이곳의 호젓한 풍경이 흐트러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동해시는 이런 점을 감안, 마을 부지를 매입하고 주민들을 이주시켜 추암을 일출 명소 테마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추암은 대구에서 안동을 거쳐 도산서원~봉화 현동~태백~삼척으로 가거나 영천~안강~포항흥해를거쳐 동해안 7번 국도를 따라 가면 된다. 삼척시내를 벗어나 동해시에 진입하자 마자 SK현대주유소를 끼고 우회전하면 추암 입구다. 승용차는 마을 안까지 들어갈수 있으나 대형버스는 기차 굴다리까지만 갈수 있다. 추암에는 여관이 없지만 50여가구 주민 대부분이 민박을 해 숙박에는 불편이없다. 그러나 예전 어촌에서 느꼈던 훈훈한 인심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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