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 내년 1월이 최대 고비

입력 1997-12-24 14:35:00

환율이 달러당 2천원을 돌파하면서 국가부도가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점차 높아가고 있다.

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와 S&P가 한국채권을 정크본드 수준으로 낮춤으로써 사실상 정부와 우리 금융기관의 해외 채권발행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과연 국가부도가 현실로 나타날 것인가. 결론은 내년 1월이 국가부도 여부의 최대고비가 될 것이란게 금융계의 공통된 진단이다.

지금까지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국제기구로부터 지원받은 외화와 우리가 보유한 외환을 모두 동원할 경우 올해말까지는 그럭저럭 부도사태를 면할 수 있다. 그러나 내년 1월은 상환만기가되는 외채가 엄청나게 많은데 비해 국제기구가 지원하는 자금은 턱없이 부족해 국가부도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올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외채의 규모는 1백48억달러. 반면 국제기구로부터 지원받는 외화는 이미 들어온 IMF자금 90억달러와 ADB 20억달러, IBRD 30억달러등 모두 1백40억달러에 달한다. 여기에다 가용외환보유고 67억달러를 합하면 2백억달러가 넘게 돼올연말까지는 부도를 피할 수 있다.

그러나 내년 1월은 사정이 전혀 다르다. 금융계의 추산에 따르면 내년 1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외채는 1백억~1백20억달러에 달하고 2월에는 80억달러 정도의 단기 외채가 추가로 만기도래해1~2월에 갚아야 할 외채규모는 1백80억~2백억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국제기구로부터 들여올 수 있는 자금은 현재 확정된 것이 IMF가 내년 1월8일에 지원키로한 20억달러, ADB가 1월에 지원키로 한 20억달러가 전부이다. 정부는 IBRD로부터 추가로 지원받는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불확실한 실정이다. 여기에다 내년 1월초의 가용외환보유고는 46억달러정도에 그칠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우리가 보유한 외환보다 갚아야 할 빚이 최고 24억달러나 더많다.

따라서 1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외채의 만기연장이 이뤄지지 않거나 미국, 일본 등으로부터 자금의 조기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외환위기는 내년 1월에 최고조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현재 정부는 국가부도 사태를 피하기 위해 외국금융기관에 대해 만기연장을 적극 요청하고 있으나 신통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따라서 내년 1월에 닥치는 외환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추진중인 2백억달러의 국가지급보증을 통한 해외차입이 성공을 거두고 외국금융기관들이 만기 연장에 적극 응해주는 길밖에 없다. 〈鄭敬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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