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진희군(8·가명). 어려서부터 누가 봐도 지나치게 산만한 행동을 보였으나 이군의 부모는 '크면 나아지겠지' 하고 별다른 야단을 치지 않았다.
그러나 이군은 학교에 들어가서도 주의가 산만해 교사의 말을 잘 듣지 않을 뿐아니라 수업과 숙제하는 것을 싫어했고 또래관계에서 원만하지 못해 자주 다투었다. 자연히 담임교사의 지적도 많아지고 학습능력은 뒤처지기만 했다.
처음엔 단체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이려니 여겼던 이군의 부모도 이군의 태도가 도를 넘은 것임을뒤늦게 알고 정신과를 찾았다. 이군은 진료실에서도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이리저리 뛰어 다녔다. 진단후 의사의 소견은 '주의력 결핍에 따른 과잉행동장애'.
우리나라 어린이의 3~5%%가 해당되며 남아가 여아보다 4~5배정도 많은 이 장애는 △주의력 산만△과잉행동 △결과를 생각하지 않는 충동경향 등이 특징으로 소아기 가장 많이 정신과에 의뢰되는 질환이다.
과잉행동장애 환아들은 이군 경우이외 부모나 교사 지시를 따라오지 못하고 질문이 끝나기전에불쑥 대답하거나 쉽게 흥분하는 등 감정기복이 심하며 편식, 늦잠과 꾸중에 민감한 증세를 보인다.
또 제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몸을 비비 꼬거나 조용한 놀이엔 당황하거나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하기도 한다.
이 장애가 생기는 이유는 출생전후 뇌 손상이나 감염, 산모의 신체상태, 음식물중 유해 첨가제나조미료등이 영향을 준다는 설이 있으나 무엇보다 선천적 유전적인 요인이 지금까지 밝혀진 유력한 설이다.
즉, 집중력과 정보분석력 및 운동·감정·감각기능조절을 맡고 있는 전두엽(뇌의 앞부분)이 어떤이유로 손상을 받으면 이군의 경우처럼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 장애를 일으킨다는 것.과잉행동 장애는 운동기능이 발달하는 3세이후 유치원등 단체생활에서 발견되며 특히 초등학교저학년에서 부모나 교사의 세심한 관찰에서 잘 드러난다.
진단은 가정, 학교, 진료받는 병원중 2곳 이상에서 '계속 설치는' 과잉행동을 보이면 이 장애로 판단한다.
과잉행동은 환아들의 경우 자신도 모르는 가운데 저질러지는 비의도적인 행동이라는 것과 부모들의 경우 성장과정에서 정상적으로 나타나는 행동으로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 증세를 악화 혹은 방치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부모나 교사가 과잉행동을 방치하거나 반대로 심한 꾸중을 한다든지 또래와 비교해 잘못을 나무라면 환아는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분개심부터 유발, 청소년기에 반항적이고 공격적인 인격의 소유자로 자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때문에 과잉행동 장애 환아에게 조기치료는 올바른 인격형성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주로 뇌기능 장애로 일어나는 이 장애는 전두엽기능을 향상시키는 약물치료로 증상의 70~80%%까지 완화된다.
약물치료는 환아의 뇌기능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하며 주의력 향상, 자기조절능력 회복, 학습능률증가, 동기 유발, 또래관계 회복등의 효과를 가져온다.
그 다음이 부모와 교사들의 환아 특성에 맞는 교육환경 조성 노력이다. 쉬운 규칙을 정해 실천할때마다 칭찬으로 보상하거나 학습시간을 짧게 해 단위시간당 집중력을 키운다든지 학교에서 앞자리에 앉혀 교사의 감독을 쉽게 하는등이 치료에 큰 몫을 차지한다.
집에선 부모가 양육지침을 숙지하거나 환아의 스트레스를 관리해 사회성을 높이도록 해야한다.영남대 의료원 정신과 박형배교수는 "어릴적 과잉행동 장애를 그대로 두면 성인기에 한곳에 오래머물지 못해 직업을 자주 바꾸거나 동료간 불화, 가정내 갈등을 일으킬 소지가 많다"며 "알코올중독, 우울증등으로 사회적응에 여러 문제점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禹文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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