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노씨 사면-정치권 관심 고조

입력 1997-12-22 00:00:00

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의 사면복권으로 두 전직대통령의 정치재개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전전대통령의 경우에는 지난 88년 퇴임후부터 5공신당설 등이 나도는 등 정치재개에 강한 의지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이번에 어떤 식으로든 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특히 이번 대선이후 정치상황이 바뀌면서 두 전직대통령의 정치재개가능성이 어느 정도는 열려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우선 이들 두 전직대통령이 곧바로 정치를 재개하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정국의 변화 추이에 따라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대선에서 패배한 한나라당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전노 두 전직대통령과 연고가 있는 구 여권세력중 일부가 이들의 영향력을 중심으로 활로를 모색할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당내 각 파벌간에 갈등이 잠복해 있는 상황에서 극단적으로 분당사태에까지 이른다면 5,6공인사를 비롯한 당내 일부세력들이 딴 살림을 차리면서 이들과 결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이번 대선과정에서 각 후보들이 TK유권자들을 겨냥해 전·노사면을 촉구한 점도 이들이 지역기반을 기초로 정치세력을 구축할 여력이 잠재돼 있다고 판단된다.또 김대중대통령체제에서 영남권의 소외감이 확산될 경우 이들의 행동반경은 더욱넓어질 가능성도 예상된다.

실제로 두 전직대통령이 정치를 재개한다면 이번 지방자치 선거가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불과 5개월뒤 치러지는 광역 및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그들이 TK를 중심으로 정치활동을 재개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내년에 새정부가 IMF(국제통화기금)체제에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5,6공세력들이 지방선거와 몇몇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새정부를 비판하면서 정치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 민정계의원들 중 상당수도 보스기질이 강하고 자기사람도 많은 전전대통령의 경우에는 본격적으로 정치활동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두 전직대통령이 정치를 재개한다면 어떤식으로 진행될까. 우선 정치권에서는 두 전직대통령이 정치에 관여하게 된다면 TK독자신당이나 한나라당내 민정계 인사들의 세력화 등이 중점적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정치재개에 가장 큰 관건인 돈문제도 노전대통령과 달리 전전대통령의 경우에는 무기명 및 채권 등으로 숨겨놓은 재산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져 이 문제가 불가능하지만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아직까지 천억원대를 넘는 재산이 숨겨져 있는 것으로 관측되며 금융실명제가 보완될 경우 실제로 이자금이 창당자금으로 쓰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측근들은 그 가능성을 전면부인하고 있는 중이다. 전전대통령의 한측근은 "현실정치에 관여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전직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국정에 대한 견해를 피력하는 일은 있을 수 있으나 세간에서 말하는 5,6공 신당을 만든다거나 혹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특히 노전대통령의 측근들은 "전전대통령은 모르지만 노전대통령은 전혀 정치재개에 뜻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감옥에서 안 좋아진 건강을 돌보고 독서로서 칩거할생각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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