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에는 불황소식이 없다

입력 1997-12-20 14:26:00

평일에도 2~3천명의 관객이 몰리는 영화 '편지'. 최악의 불황조차 근접 못하는 폭발적인 인기의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신파성이다. 만남-사랑-헤어짐 그리고 눈물. 오랫동안 봐 온 한국적 신파멜로물의 전형적 구조. 한 관계자는 "한국관객에겐 '미워도 다시한번'같은 신파성이 피속에 흐른다"고 했다. 뇌종양으로 죽은 남편 환유(박신양)의 유복자를 등장시킨 마지막 장면은 특히 신파성의 '판박이'. 시대를 초월한 신파조 멜러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는 단순성. 어떤 스타일의 기교나 구성의 파괴도 없다. 흐르는 대로 따라가면 되는 '물흐름식'. 특히 복잡한 현실의 반작용으로 각광받고 있다.

눈물의 카타르시스도 크게 작용한다. 전국민이 받고 있는 스트레스국면. 눈물로 풀어보자는 것이다.

이외 수목원등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배경, 어려운 난국에 우리영화를 보려는 관객들의 '애국적 결단'등이 '편지'에 관객이 몰리는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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