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정가 표정

입력 1997-12-19 14:35:00

○…강재섭 한나라당 대구시 선거대책위원장은 패색이 짙어진 이날밤11시 "지지해준 지역 유권자들에게 무슨 낯으로 대하나"며 곤혹스러워했다. 이후 상황실에서 TV를 지켜보며 야당정치인으로서의 앞날을 골똘히 구상하는 모습. 이에앞서 강위원장은 연이어 찾아오는 당직자들에게 '수고했다'고 인사하면서 "우리가 불리하게 상황이 전개돼간다"고 개표상황을 분석.

○…이날 한나라당 대구시지부 상황실에는 이미 승부의 갈림길을 건넌뒤인 밤10시30분쯤 이의근경북지사가 찾아와 침묵속에 TV를 시청하다 돌아갔고 서훈 대구시지부위원장과 안택수 이해봉의원과 이성수 김도연 백명희 대구시의원을 비롯 당직자들이 함께 TV를 지켜보며 애를 태웠으나시간이 지나면서 반전이 불가능해지자 침울한 분위기속에 속속 귀가.

○…선거상황실이 마련된 한나라당 경북도지부 사무실에는 18일 저녁 개표가 시작된뒤 박헌기(朴憲基) 경북선대위 총괄본부장과 권정달(權正達) 경북선대위원장, 장영철의원및 이의근(李義根)경북도지사와 부인 이명숙씨 그리고 당직자들이 잇따라 들러 엎치락 뒤치락하는 개표상황을 지켜보며초조해 하는 모습.

밤10시이후 TV를 통한 개표집계상황이 이회창(李會昌)후보가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후보에 뒤지는 현상으로 계속되자 당내 분위기가 가라앉고 일부 당직자들이 자리를 뜨기 시작하면서 썰렁한 분위기.

당직자들은 이후보의 패인으로 국민신당의 이인제(李仁濟)후보의 표잠식이 가장 큰 이유였다고 분석하고 이인제후보에 대한 비난성 발언과 함께 안타까움을 삭이는 표정이 역력.한편 이날 착잡한 도지부 선거상황실에는 강재섭(姜在涉) 대구선대위원장과 서훈 대구선대위 본부장,이해봉의원등이 방문해 서로의 아픔을 달래기도.

○…국민회의 대구경북지부는 18일 밤 내내 개표방송을 지켜보는 당직자, 당원들의 박수소리와 환호로 가득.

시도지부를 가득 메운 1백여명의 당원등은 개표초반 초조한 심정으로 개표상황을 주시하다 밤 10시쯤 김대중후보가 이회창후보를 앞서나가기 시작하자 연신 환호가 터져나오는 모습.당원들은 밤 11시쯤부터 승리를 확신하고 그동안의 선거과정을 위로하며 자축하는 분위기. 당원들은 19일 새벽 1시30분쯤 박정수·박철언공동선대위원장의 기자회견을 마친뒤 만세삼창을 부르며샴페인을 터트리는등 승리를 축하.

○…김대중후보 대구경북선대위는 대선승리를 자축했지만 대구경북지역의 득표율에 대해서는 아쉬워하는 표정이 역력.

관계자들은 "지역에서 20%%정도의 득표율을 목표했었지만 당초 기대에 못미쳤다"면서 막판 한나라당의 지역감정자극등을 큰 원인으로 분석.

김충환시지부사무처장은 "지역의 높은 벽을 다시한번 절감했다"면서도 "그래도 지난 대선에 비해지지율을 두자리로 끌어올린 것은 평가받아야 할 점"이라고 자위.

○…국민회의시지부는 19일 오전 대구시 동구 신천동 당사 외벽과 각 지구당사에 '김대중대통령!이제 대구경북을 책임지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축하인사.

시지부는 이날 오전 박정수, 박철언부총재등이 무개차를 타고 시민들에게 인사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경제난등을 이유로 취소.

○…국민회의는 대구의 각 개표소에 현역 국회의원들을 참관인으로 투입해 눈길. 이길재, 한영애,정호선, 추미애의원은 개표참관인으로 등록, 18일 밤부터 개표장면을 직접 지켜보며 현장을 지휘.○…김대중후보선대위의 또다른 파트너인 자민련시도지부 당직자들도 당사에 마련된 별도의 상황실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며 밤새 환호.

20여명의 당직자, 당원들은 19일 새벽 김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당사에서 축하파티를 열며 자축.○…국민신당 대구시지부는 19일 오전 유성환대구시선대위원장과 각 지구당위원장들이 모여 선거결과에 따른 향후 입지 모색등 대책마련에 분주.

이에앞서 TV개표방송이 시작된 18일 오후 6시부터 1백여 당원및 당직자들과 함께 이를 시청하던유위원장은 이인제후보의 3위가 명확해진데다 김대중후보가 조금씩 이회창후보와의 표차를 벌여가자 자정경 논평을 통해 패배를 시인하고 김후보 당선을 축하.

그는 "국민신당에 투표해준 지역 유권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인제후보는 자성과 열정으로 재기해 나라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진력하겠다"고 다짐. 그는 또 "김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며 그가 당리와 지역의 한을 초월해 미증유의 국난을 타개해 달라"고 주문하면서도 특히 나이 탓에 통일문제해결에 조급해서는 안된다고 지적. 그는 패인으로 원내교섭단체가 없어 국민에게 안정감을 주지 못한점, 조직과 자금의 열세, '사표론'등 흑색선전, 지역 패권주의 재연등을 들기도.한편 당원들은 개표초반부터 이인제후보가 계속 밀리자 개표율 17.6%%를 기록한 저녁 10시경, 삼삼오오 모여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등 허탈한 표정. 이들은 이인제후보가 선전(善戰)했다고 자위하며 당의 앞날을 전망해 보면서도 기대했던 영남권, 특히 대구에서의 70%%를 상회한 이회창후보의 득표율에 경악감을 표명.

〈정치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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