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신세대, 쉰세대

입력 1997-12-18 14:28:00

삼풍 백화점 붕괴사고때 극한의 상황을 극복하고 몇몇 신세대들이 구출되었다. 그때 언론에서는 신세대들의 발랄함, 솔직한 개성등이 자신의 목숨을 살려냈다고 지적했다.

저녁에 TV를 틀면 신세대 의상과 춤, 노래가 등장하는데 솔직히 알아듣지 못하고있다. 그들의 사고방식이 외계인처럼 느껴지기도한다.

하지만 나는 신세대들을 이해해야만한다. 내자식들도 신세대고 내가 재직하고 있는병원 역시 신세대가 많기 때문이다.

병원분위기도 신세대들 때문에 많이 달라졌다. 그들은 원장앞에서도 당당히 자기주장을 밝히고 인사성이 좋다. 술 않먹고도 노래부르고 춤도 잘춘다.

그러나 안 좋은 점도 적지 않다. 퇴근시간이 되면 '칼 같이' 되근해 버리고 연장근무 시키기도 눈치가 보인다. 같이 회식을 해도 예전과 다른 모습들이다. 신세대들은회식장소도 자기들이 먼저 정한다. 술을 권해도 맥주를 마다하고 무조건 소주 혹은양주다. 이유는 불문가지. 배가 나온단다. '원샷'도 마다 않는다. 술도 잘 권한다.그러나 신세대들에게는 사람과 사람사이 은근하고 끈끈한 정을 느끼기 힘들다. 수제비같지 않고 컵라면같다.

신세대들의 빠른 노래를 배우려니 숨이 차고 힘들다. 천신만고끝에 한곡조 배워 놓으니 벌써 옛노래란다.

신세대와 회의를 할때는 담배도 잘 못 피운다. 서슴지않고 한번씩 창문을 열어 무언의 항의를 한다.

신세대들의 당당한 태도에 나는 한번씩 다짐을 한다.

"오냐 두고보자. 네놈들도 곧 '쉰 세대'가 될테니까 그때는 나의 고충을 알겠지"〈상주적십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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