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야수를 키우는 후보

입력 1997-12-15 14:16:00

며칠 후면 국가위난을 헤쳐나갈 새로운 희망의 대통령을 뽑게 된다. 그동안 3차례에 걸친 TV토론과 각종 공약 발표, 선거광고와 홍보 등을 보고 들었지만 누가 최적임자인지 아직도 종잡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정강정책이나 공약, 후보의 자질이나 능력도 중요하지만 최종선택에 앞서 나라의장래를 위해 두가지 점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첫째, 지키지 못할 엄청난 약속을 누가 더 많이 했는가 하는 점이다. 지금 돌아가는 나라 사정으로 보아서는 상당히 오랜 기간 국민들은 땀과 눈물을 감내해야 할지도 모를 상황이다. 새 대통령이 후보시절 큰소리 친 시간 안에 약속을 이행하지 못하게 될때 닥쳐올 상황을 예상키는 어렵지않다. 이미 바닥에 떨어진 국가의 권위와 신뢰도가 거덜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국민들은 어느 지도자나 어느 국가기관의 말도 믿지 못하게 되는 권위와 신뢰의 파탄상태를 겪게 될 것이다.이것은 정말 끔찍한 상황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진실로 고뇌한 흔적은 보여주지 못한 채 무책임하게 허풍친 후보가 누구인지 깊이 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둘째, 누가 국민의 부조리한 감성에 영합하기 위해 국민들 사이에 분열과 불신, 증오와 질시를 앞장서 조장하였는가 하는 점이다. 입으로는 국민통합을 외치면서 계층간에 증오심과 질투심이 불타오르게 만들고 저급한 폭로나 헐뜯기를 일삼아 불신풍조를 확산시키고, 지역간의 분열과 대립을조장한 후보가 집권하게 되면 권력을 강화하고 유지하기 위해 국민의 부조리한 감성에 영합하는정책을 펼칠 것이 뻔하다. 증오와 질시, 분열과 불신의 감정은 맹목적이다. 키우면 누구도 제어할수 없는 야수가 된다. 이리 저리 몰려 다니며 서로를 물어뜯고 마침내 주인마저 잡아 먹게 된다.국민의 인내와 자제, 상부상조와 사랑의 정신이 요구되는 이때 불신과 분열, 증오와 질시라는 야수에게 먹이를 주어 마침내 나라가 걷잡을 수 없는 사태에 휩싸이게 할 후보는 없는지 깊이 통찰해 볼 일이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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